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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 트래블룰 시행 업비트 거래량 독주

조동석 기자 | 2022-05-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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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 시행으로 국내 거래소의 거래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됐으나 거래대금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1위인 만큼 트래블룰 시행 이후 업비트의 거래량은 더 늘어났다.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가상자산 거래소 3개(업비트·빗썸·코인원)의 합산 총 거래액은 10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래블룰 시행 전일 3월24일 기준 총 거래액 6조5000억원보다 66%가량 늘었다. 트래블룰로 인해 거래 둔화가 예상됐으나 오히려 거래대금은 대폭 늘어난 것이다.

다만 거래소별로 살펴보면 이는 거래소 전체의 증가가 아닌 업비트 한곳의 독주로 확인된다. 3월24일 3개 거래소 중 업비트의 점유율은 76.8%로 거래액은 5조원으로 집계됐다. 빗썸은 19.7%(1조3000억원), 코인원은 3%(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3월25일부터 암호화폐 송금 내역과 관련 정보가 모두 기록되는 트래블룰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일제히 도입됐다. 이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는 100만원(이용 거래소가 표시하는 가상자산의 원화 환산 금액 기준) 이상의 가상자상을 이전하는 경우 트래블룰에 따라 송수신인의 정보를 모두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트래블룰 시행 후 국내 거래소 간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3월말 기준으로 업비트의 점유율은 85.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거래액 10조8000억원 중 업비트의 거래액은 1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빗썸은 11.9%(1조5000억원)로 트래블룰 시행 이전보다 훨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원은 2%(2000억원)으로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트래블룰 이전에도 업비트에 집중됐던 거래가 트래블룰 시행 이후 더욱 심화된 건 트래블룰 시행 이후 국내 거래소간 가상자산 이동이 막히게 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른바 '빅4' 국내 거래소(업비트· 빗썸·코인원·코빗) 중 업비트는 자회사 람다의 베리파이바스프(Verify VASP) 트래블룰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빗썸·코인원·코빗은 3사 합작법인을 통해 출시한 코드(CODE)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애초 코드와 베리파이바스프는 트래블룰 시행에 맞춰 연동하려 했으나 시기가 늦어지면서 4월25일이 돼서야 국내 거래소간 입출금이 가능해진다.

업비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된 지난해 9월 말 기준 업비트의 원화 거래액 점유율은 76.8%에 달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하며 가상자산 업계에서 선두를 굳혔다.

코드와 베리파이바스프간의 솔루션 연동이 되지 않은 점은 자연스레 업비트로 이용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업비트의 이용자가 많다 보니 중소 코인 거래소들은 업비트가 사용하는 트래블룰 솔루션은 우선적으로 채택할 수밖에 없고, 거래소 이용자들은 기존부터 업비트를 이용해온 경우가 많고, 전체 거래소 중에서 업비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트래블룰 솔루션이 빠르게 연동되지 않는 한 업비트와 나머지 거래소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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