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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 K-닥터 - 여의도 한의원 변희승 원장

이신재 기자 | 2022-06-07 14:02
[이신재 기자] 그들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함께 입학하고 함께 졸업한 후 1997년 여의도에 함께 한의원을 함께 열었다. 나름 ‘한방 종합병원’이었다.

한의사는 원래 전문 부위가 있는 양의와 다르다. 인체가 우주이고 그 모든 것을 유기적으로 봄으로 태생적으로 하나이고 종합이다.

그러나 공부를 하고 치료를 하다보면 남보다 더 잘하는 분야가 생기고 좋아하는 분야에 매진하다 보면 독보적인 전문가가 된다.

그들은 분야를 나누었다. 진맥에 일가견이 있고 그래서 침도 잘 놓는 이변희승은 내과 겸 병원장, 성일창은 조제, 박대원은 침이었다. 하지만 첫 일은 함께 경옥고를 만드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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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일은 경옥고를 재탄생 시키는 것

경옥고는 조선 최고 명의 허준이 동의보감 첫 머리에 올릴 정도로 대단한 보약. 인삼, 생지황, 백복령, 봉밀을 정확하게 섞어 정성껏 만들면 생명을 보하고 유지시켜 준다. 동의보감은,‘늙은이를 젊게 하고 허약한 신체를 치료하고 정신을 맑게하고 오장을 튼실하게 하고 흰 머리를 검게 하고 걸음걸이를 뛰는 말과 같이 빠르게 한다. 하루에 두번 먹으며 종일 배 고프거나 목 마르는 일이 없다. 27년을 복용하면 360살을 살고 64년을 먹으면 500살 까지 살 수 있다.’고 경옥고를 적고 있다.

허준 선생이 과장한 듯 하지만 장생불로의 대단한 명약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시대가 열리고 양약이 넘쳐나고 한약이 침체되면서 동의보감 그대로 조제된 경옥고는 사실상 없었다.

그래서 뜻을 모았다. 원방 경옥고를 정확하게 재현하기로. 약초 전문가 성일창이 앞장섰고 둘은 열심히 거들었다. 인적 없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약은 만드는 동안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야 하며 반드시 뽕나무 가지만으로 불을 때서 3일 밤낮 달이도록 하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요약하면 ‘일정한 화력의 뽕나무로 청정지역에서 밤낮을 꼬박 새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재료는 직접 캐서 썼고 처음 만들 땐 인삼이 아니라 산삼을 집어넣었다.

정성을 다 했어도 작품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불 조절이 실패해서, 재료가 덜 싱싱해서, 화력이 일정하지 않아서, 분명히 문제가 없는데도 문제가 발생해서 등 이유도 많았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수십차례 실패 끝에 마침내 마음에 드는 원방 경옥고를 탄생시켰다.

당시만 해도 경옥고가 그리 흔치 않았던 시절. 홍보에 애를 먹었지만 일단 효능을 알게 되자 밀리기 시작했다. 환자가 아니라 한의원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경옥고 25년. 변희승 원장은 경옥고를 발전시켰다. 증상에 따라 약초를 넣고 빼면서 세분화했다.

장생경옥고는 경옥고에 녹용 등을 첨가한 프리미엄급. 신체 활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숙면을 도와주며 떨어진 기능을 회복, 노화를 지연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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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고는 수험생 경옥고. 공부에 지친 학생들의 힘을 북돋아 주고 집중력, 기억력을 높여 준다. 기본 경옥고에 성창포 등의 약재를 첨가했다.

육모고는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고 신장의 기능을 보강시키며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을 지녔다. 산삼, 지황, 백수오를 첨가했다. 삼은 기를 보충하고 체내의 진액이나 혈을 만들고 지황은 골수를 채워주며 보혈작용을 한다. 백수오는 흰머리를 검게 하고 모발을 굵게 하는 대표적인 한약재. 여기에 원지, 석창포를 더해 두피나 모근을 튼튼하게 함으로써 탈모 방지 및 예방 효과가 있다.

경옥고로 이름을 얻은 변원장은 ‘해독 클리닉’을 빠져 들었다. 몸안의 독소를 빼는 것으로 원초적인 문제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현대인의 생활이 그런 것이어서 독소는 차곡차곡 쌓이게 마련. 방치하면 만병의 근원이 되고 매일매일 조금씩 죽어가게 된다. 장해독은 대장의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시키는 일., 고지혈증, 당뇨, 지방간 등의 대사 증후군이나 중증 알러지 등 각종 피부질환을 낫게 한다.

간해독과 신장해독도 좋은 반응을 얻어 그만의 치료법. 요즘은 많은 한의원에서 하고 있으나 그가 처음 시도할 때만해도 생소했다.

진맥만으로도 병의 근본을 단 번에 척

그가 해독에 초점을 맞춘 것은 한약의 장복성. 한약은 즉석 효과가 있는 양약과는 달리 시간이 좀 걸린다. 단순하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늦지만 문제되는 체질을 바꾸는 등 근본을 다스리기 때문이다.

피부 역시 같은 원리. 속을 다스려야지 겉에 약을 바르는 건 옳은 방법이 아니다.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같은 자극을 받으면 또 재발한다. ‘여자들은 피부를 모른다’는 책을 함께 쓴 것도 그런 점을 일깨우기 위해서였다.

변원장은 진맥의 대가. 맥을 짚어보면 계산이 선다. 의료기기에만 의존하는 양의들과는 급이 다르다. 물론 외과 수술은 양의지만 내과는 진맥만으로 90%이상 해결한다. 병의 원인을 알면 치료는 어렵지 않다. 진맥의 고수가 되기 위해 숱하게 연습까지 했다는 그다.

여의도 한의원은 지금 변희승 원장 혼자 운영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가 서로에게 전문 분야를 배운 후 각자 독립해서 따로 한의원을 하고 있다. 내과 진맥이 전공이지만 덕분에 봉독 침, 추나, 약 조제에서도 이젠 친구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차분하게 환자를 대하는 사람 좋은 변원장. 그의 꿈은 그래서 언제나 심의(心 醫)가 되는 것이고 마지막까지 처음 문을 연 여의도에 있는 것이다.

변희승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개원 한의사협회 한방, 피부과 인정의
-개원 한의사협회 한방, 안이비인후과 인정의
-살림한의학 연구소 수석 연구원
-저서 ‘여자들은 피부를 모른다’(살림닥터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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