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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 우주개발도 민간이 주도…무한경쟁 시대 활짝

김세혁 기자 | 2022-07-05 10:07
[월간마니아타임즈 김세혁 기자] 미국 전기차 왕 일론 머스크(51)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18~19일, 발사체 팰컨9를 통해 독일 연방군이 운용하는 정찰위성 ‘사라1(SARah1)’을 지구 저궤도에 투입했다. 첨단 과학기술로 유명한 독일이 미국 민간 우주업체의 발사체를 빌렸다는 점은 당시 시사하는 바가 컸다. 팰컨9의 사라1 미션 성공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나 유럽우주국(ESA),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 등 국가 기관이 주도하던 발사체 운용이 민간 업체에도 개방됐음을 보여줬다.

현재 민간 우주업체들은 발사체 운용부터 유인 우주비행은 물론 민간 주도의 우주정거장 건설까지 꿈꾸고 있다. 이들이 발사체를 쏘아 올려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은 위성이나 탐사선, 유‧무인 우주선은 벌써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원래 군수업체인 록히드마틴이나 보잉, 이 둘이 결합한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가 강세였던 민간 우주개발 분야는 스페이스X나 블루 오리진, 버진 갤럭틱 등 후속주자들이 괄목할 성과를 내며 무한경쟁 시대를 맞이했다.

■스페이스X 이끌고 블루오리진, 보잉 등 밀고
독일 사라1 위성을 싣고 발사 대기 중인 팰컨9 [스페이스X]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사라1 위성을 싣고 발사 대기 중인 팰컨9 [스페이스X]
현재 가장 선두에서 달리는 민간 우주업체는 스페이스X다. 2002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직원 약 1만명을 거느린 거대 집단으로 발사체 운용 및 로켓 엔진 개발 및 판매, 우주선 개발 및 발사, 위성 운용 사업을 영위한다.

스페이스X는 발사체 팰컨 시리즈와 지구 저궤도 우주선 드래곤 시리즈, 행성간 우주선 스타십을 보유했다. 지구촌을 초고속 위성통신망으로 묶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영국이나 독일 등 발사체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의 위탁 발사를 실시한다. NASA가 계획한 달 유인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발사체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스페이스X는 ‘엔데버’로 명명된 크루 드래건 우주선에 민간 비행사 4명을 태운 우주미션 ‘Ax-1’까지 성공했다. 지난 4월, 미국 민간 우주개발 업체 액시엄 스페이스가 주도한 ‘Ax-1’에서 크루 드래건을 제공한 스페이스X는 우주선이 발사부터 궤도 진입, ISS 도킹 및 해제, 지구 귀환까지 성공하며 참여 기업 중 최고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는 인류의 우주개발 역사상 최초의 민간 주도 ISS 체류 미션 성공 기록으로 남아 의미를 더했다.

미국이나 유럽, 러시아, 중국 등 국가 주도로 진행돼온 우주 개척에 엄청난 변화를 갖고 온 것도 스페이스X다. ISS에서 약 보름을 지내며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 ‘Ax-1’ 미션에서 스페이스X는 크루 드래건을 자사 발사체 팰컨9 로켓에 탑재한 채 쏘아 올려 의미를 더했다.

최근에는 이집트가 제작한 통신위성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뒤 예정된 궤도에 진입했다. 이집트의 통신 위성 발사 성공은 최근 두드러진 우주개발 분야의 중동세를 입증하는 동시에 스페이스X의 발사체가 최상의 우주개발 파트너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줬다.

스페이스X가 화성 이주 미션에 투입할 스타십 [스페이스X]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이스X가 화성 이주 미션에 투입할 스타십 [스페이스X]
스페이스X는 행성 이주를 염두에 둔 화성 탐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여기에 스페이스X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화성 유인비행 시기를 오는 NASA보다 이른 오는 2029년으로 정한 스페이스X는 궁극적으로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그리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도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스페이스X보다 2년 먼저 설립된 이 회사는 2015년 5월 자체 개발한 우주 여객선 뉴 셰퍼드(New Shepherd)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2017년 전문 조종사 시험 비행을 마쳤고 2019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우주여행을 위한 각종 테스트를 진행했다. 블루 오리진의 목표는 민간 우주여행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결과적으로 화성 이주를 이룬다는 궁극적 꿈은 스페이스X와 같다.

민간 항공기 및 군수 장비 업체로 유명한 보잉도 열심히 스페이스X를 뒤쫓고 있다. ULA를 통해 이미 발사체를 운용 중인 보잉은 NASA의 협조 하에 유·무인 우주선 테스트가 한창이다.

민간 우주미션을 앞둔 보잉 우주선 스타라이너 [NASA]이미지 확대보기
민간 우주미션을 앞둔 보잉 우주선 스타라이너 [NASA]
보잉의 스타라이너(Starliner)는 가까운 미래 우주의 탈것을 보급하려는 회사의 원대한 야망을 품고 있다. 무인 우주선 테스트에서 한차례 실패를 맛본 보잉은 지난 5월 유인 우주선이 실용화 단계에 올라서기 위한 일련의 무인 테스트를 무사히 종료했다.

보잉과 NASA는 지난 5월 25일 신형 우주선 CST-100 스타라이너가 미국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에 자리한 화이트샌즈 우주항에 착륙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미션은 스타라이너를 이용한 두 번째 무인 궤도 비행 시험 ‘오비탈 플라이트 테스트 2(OFT-2)’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스타라이너는 ISS 도킹에 이어 지구로 귀환할 때까지 실증 시험을 모두 무인으로 실시했다.

미션이 성공을 거두면서 보잉은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곤에 이어 미국 민간 기업으로서 유인 우주선 실용화를 앞당겼다고 평가받았다. 전문가들은 유인 우주선 발사 및 저궤도 유인 우주정거장 건설 분야에서 민간 업체의 활약이 향후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잉은 올해 하반기 대망의 유인 우주선 미션에 관한 세부 사항을 발표한다.

■미일 양국 기업이 주도하는 민간 우주정거장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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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이 참여하는 우주정거장 건설은 현재 미국과 일본 민간 기업이 주축이다. 이들이 계획한 상용 우주정거장은 ‘오비탈 리프(Orbital Reef)’로 명명됐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 3월 미국 우주개발 업체 시에라 스페이스와 ‘오비탈 리프’의 공동 제작 및 운용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당시 미쓰비시는 “‘오비탈 리프’의 개발부터 보유·운용·유지보수 전반에 걸친 기술 협력 및 상호 교류에 임할 것”이라며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비탈 리프’는 오는 2020년대 후반부터 활약하게 된다”고 전했다.

‘오비탈 리프’는 블루 오리진과 시에라 스페이스가 공동 개발해온 상용 우주정거장이다. 고도 약 400㎞의 ISS보다 100㎞ 높은 고도 500㎞ 지구 궤도에 안착할 예정이다. 중력 환경 속에서 다양한 연구·개발·제조 및 우주여행 등 미래 산업의 가능성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미쓰비시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함께 로켓을 제작하며 기술을 키워왔다. 일본 우주 종합 실험동 ‘키보우(희망)’ 및 우주정거장 전용 보급기 ‘코우노토리(황새)’가 미쓰비시중공업 작품이다. 이미 ISS와 기술교류도 활발하다.

시에라 스페이스는 ISS 물자 보급을 담당하는 상업 보급 서비스 ‘CRS-2’를 NASA과 계약한 유력한 우주개발 업체다. 올해 말 NASA 등과 함께 제작한 우주왕복선 ‘드림 체이서(Dream Chaser)’ 발사를 앞두고 있다.

■우주복 개발도 민간이…우주개발 전 분야 주도
NASA 위탁을 받아 차세대 우주복을 개발하는 민간 업체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이미지 확대보기
NASA 위탁을 받아 차세대 우주복을 개발하는 민간 업체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NASA는 지난 6월 차세대 우주복을 제작하기 위해 4조원을 투입하는 프로젝트를 민간 위탁으로 전환했다.

우주개발의 기본인 우주복 개발에 발탁된 민간 기업은 액시엄 스페이스와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다. 여기서 탄생할 우주복은 NASA가 추진하는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를 비롯해 ISS나 민간 선외 활동 등 사실상 모든 우주개발에 사용될 전망이다.

현재 NASA가 ISS에서 활용하는 선외 활동 유닛(Extravehicular Mobility Unit, EMU), 즉 우주복은 우주왕복선 운용이 시작될 무렵 설계‧개발된 구형이다. 그간 여러 차례 개량됐지만 민간 업체까지 우주개발에 뛰어든 현재 활동성 등 여러 문제점이 노출됐다.

우주복 노후화에 고민하던 NASA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새 우주복 도입을 전부터 계획했다. 2019년 10월 달 탐사용으로 개발된 새 우주복 ‘탐사 선외 활동 유닛(Exploreration Extravehicular Mobility Unit, xEMU)’을 발표했지만 개발이 지연되자 방침을 바꿔 민간 기업 위탁으로 선회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지난 4월 첫 민간 주도 ISS 체류 미션 ‘Ax-1’에 성공한 실력 있는 기업이다. 2024년 이후에는 ISS를 발판으로 자사 민간 우주정거장 ‘액시엄 스테이션’의 건설까지 계획하고 있다.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및 항공 우주 사업을 영위하는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의 자회사다. EMU를 제조한 기업 중 하나인 해밀턴 스탠더드를 산하에 뒀고 우주복 및 우주선 선체 개발에 선도적 역할을 해온 ILC 도버와도 협력관계다.

NASA와 계약을 맺은 두 회사는 우선 지구 저궤도 기술 실증과 2025년 예정된 아르테미스 계획의 첫 유인 달 탐사 미션 ‘아르테미스3’에 활용될 차세대 우주복 개발·제조에 나서게 된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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