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지?
어떻게 하지?
고민이 많은 건 그 모두가 해보지 않고 가보지 않은 첫 일이고 첫 길이기 때문입니다. 갈 수 없으면 차라리 좋겠지만 가고 싶은 길은 어디든 갈 수 있으니 생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되는 거죠. 그러나 중요한 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사소하고 그래서 소모적입니다. 뭘 하든, 어떻게 하든 그게 그것일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러니 보통 땐 그냥 살아도 되겠다 싶죠. 대세에 지장 없는 것까지 머리를 싸매고 끙끙 앓을 일은 아닌 듯합니다. 그래야 내 삶의 큰 그림을 그릴 때, 내 삶의 가치에서 중요한 몇 가지를 결정할 때 생각을 모을 수 있는 거니까요.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지켜보았습니다. 직업 특성상 만난 이들이 무척 다양한 편이었고 그들이 가는 길도 다채로웠습니다.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사람, 힘든 길인 줄 알면서 뚜벅뚜벅 걷는 사람, 얍삽하게 지름길로 뛰어가는 사람, 무모하게 앞질러 가는 사람, 묵묵히 가는 사람, 떠들썩하게 날뛰며 가는 사람.
옆에서 보면 그들의 종착역이 확실하게 보이고 그렇게 생각한 대로 대부분 결론이 나지만 정작 자신들은 길 끝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하긴 우리 모두도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들을 보면서 그리고 살면서 느낀 한 가지는 삶의 철학입니다.
어떤 길을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잘되고 못 되는 것이 결정 나지만 길게 보면 최후의 승자는 자신의 올바른 생각에 귀를 기울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 비록 조금 손해 보더라도 갈 길이 아니면 가지 않은 사람들, 가야 할 길이라면 고통까지도 즐긴 사람들이 잘 되기도 하고 편안하기도 했습니다.
삶은 사지선다형처럼 정답이 한 개뿐인 건 아닙니다. 결과를 아주 무시할 수는 없지만, 더 중요한 건 과정이죠. 눈앞의 작은 이익에 사로잡혀 찝찝한 대로 가면 일시적으론 그럴듯하지만 마지막은 늘 씁쓸했습니다.
새는 앉을 나무를 찾아갈 수 있지만 나무는 원하는 새를 앉게 할 수 없다. 뭘 하고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내가 내 생각대로 나를 결정할 수 있다는 건 그렇게 보면 큰 즐거움일 수도 있습니다.
인생길.
가는 길을 알고 있으니 여유롭게 천천히 가시죠 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