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는 3가지가 있습니다.
세월의 나이, 육체와 관습의 나이 그리고 정신의 나이입니다.
처음 웃는 어린 아이를 가르키는 해제(孩堤·2세)나 한자를 파자(破字)하여 자획을 풀어 나눈 파과(破瓜·여자16세), 상수(桑壽·48세), 희수(喜壽·77세)와 뜻을 풀이 한 망팔(望八·80을 바라보는 71세), 망구(望九·90을 바라보는 81세로 할망구의 어원)는 세월이 가면 절로 먹는 나이죠.
‘인생 열 살은 유(幼)니 배우기를 시작하고 스무 살은 약(弱)이니 관례를 올리고 마흔 살은 강(强)이니 벼슬을 한다’는 것은 육체의 관습의 나이.
공자가 말한 ‘열 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고(志學), 서른에 이루고(立), 마흔에 생각이 헛갈리지 않고(不惑), 쉰에 천명을 알고(知天命), 예순에 순리를 깨달았다(耳順)는 정신의 나이입니다.
‘
10세에는 과자, 20세에는 연인, 30세에는 쾌락, 40세에는 야심, 50세에는 탐욕에 움직인다. 인간은 어느 때가 되어야 지혜를 좇게 될까’는 루소의 말도 정신세계를 강조한 나이론입니다.
세월의 나이와 정신의 나이가 꼭 일치하지는 않죠. 마찬가지로 건강나이라고 할 수 있는 육체의 나이도 보이는 나이나 생각하는 나이와는 또 다릅니다.
독서와 명상을 생활화하며 열정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세월의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듯, 목표의식과 도전 정신속에 몸 관리를 잘한 사람에게도 그냥 지나가는 시간은 무의미합니다.
그러나 운동선수의 나이가 30대 후반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운동선수의 그 나이는 보통사람의 60~70대. 불과 십 여년 전 만해도 서른을 달기 전에 은퇴하지 않으면 주책이라거나 노욕(老慾)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실제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시기로 마음은 굴뚝같아도 몸이 따르지 않아 선수생활을 접을 수 밖에 없죠.
유도에서, 격투기에서, 한국에서, 일본에서 메달을 딴 추성훈. 올해 47세로 이제 직업적인 운동과는 거리가 먼 나이입니다. 그러나 그는 2년만에 다시 뛰어든 격투기에서 4연승 중이던 8년 연하의 일본선수 아오키 신야를 2회 TKO로 물리쳤습니다.
지난 3월의 이야기지만 추성훈의 도전은 계속될 듯 합니다. ‘50세 챔피언’이 목표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50세 지천명의 챔피언 꿈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도전, 그것만은 참 아름답습니다.
나이, 그것은 신경쓰지 않는 사람에겐 아무것도 아닙니다. 여러분은 어느 나이로 살고 있습니까.[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