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 [김학수의 사람 人] "베트남 골프장, 치안과 서비스 장점" 베트남 트윈도브스 골프클럽 이봉희 대표이사
김학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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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1 12:11
베트남 남부 최대 도시 호치민시티 인근 빈즈엉성(省) 투저우못 시에 위치한 트윈도브골프클럽은 국내에는 베트남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다. 16일부터 18일까지 이곳에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올해 마지막 대회이자 2023시즌 두 번째 대회인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 with SBS Golf’가 열렸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동안 효성 챔피언십이 열렸던 장소인데 타이틀 스폰서를 바꿔 3년만에 재개하게 된 것이다. 벌써 한국 골프대회만 5번째 열리게 된 것은 베트남에서 프로골프대회를 할 수 있는 개최 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골프 인구가 급증한 가운데 겨울을 맞아 해외 골프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여러 해외 골프 여행지 중에서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곳 중 하나는 2017년부터 KLPGA 투어가 꾸준히 열린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저렴한 그린피와 따뜻한 날씨 등을 자랑해 골프 여행객들의 관심을 한껏 받는 것은 물론, 프로 선수들의 겨울 전지훈련지로도 손꼽히는 곳이다. 한겨울에도 최저기온이 20도 초반일 정도로 따뜻할 뿐 아니라 한국과 시차도 2시간에 불과하다.
전자제품 유통회사인 전자랜드가 투자한 골프장인 트윈도브골프클럽은 이번 대회기간 내내 27홀 골프장 영업을 전면 중단하고 골프 대회에 무상으로 경기장을 제공했다. 회원제 골프장이지만 회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그린, 페어웨이 관리, 대회 운영 지원 등에서 국내 특급 대회 못지않다는 수준급 평가를 받았다.
트윈도브골프클럽이라는 명칭은 쌍둥이 비둘기라는 ‘트윈도브(Twin Doves)’에 골프클럽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쌍둥이 비둘기는 한국과 베트남 양국간 평화적인 교류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홍봉철 전자랜드 회장이 직접 지었다는게 이봉희(59) 트윈도브골프클럽 대표이사의 말이다.
이 대표이사는 “처음 골프대회를 개최했던 2017년보다 우리 골프장도 실력이 많아 좋아졌다”며 “하우스 캐디 서비스 수준이 높아졌으며, 잔디 관리능력도 크게 향상됐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골프 대회를 유치할 때만해도 골프장 홍보 목적이 우선이었지만 대회를 거듭 개최하면서 골프장 운영 실력이 점차 올라갔다는 것이다. 우수한 골프장으로 성장하는 것은 회원들에게는 큰 혜택으로 돌아간다는게 그의 말이다.
전자랜드 제품 유통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이곳 골프장 경영을 맡게된 이 대표이사는 부임한 지 6개월여만에 적자가 나던 골프장을 흑자로 전환시켜 빼어난 경영능력을 평가받았다. 1년만 현지 근무를 생각했다가 상무, 전무,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내년이면 10년차 베트남 현장 근무를 하게된다는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베트남에서 최고의 한국 골프장 경영자가 됐다.
이 대표이사는 “아직 베트남에서 골프가 상류층이나 외국인들이 즐기는 사치성 스포츠이지만 산업적으로 성장가능성이 매우 밝다”며 “남북한 1300여 km가 되는 긴 해안선을 갖고 있는 베트남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만큼 골프장 입지조건도 좋다”고 말했다. 호치민 주변 지역에 인구가 2천만 정도 살고 있는데 골프장 수는 10개 정도 밖에 안되고, 인구 수에 비해 절대적으로 골프장이 부족하다. 하지만 풍부한 베트남의 노동시장을 겨냥해 앞으로 해외 산업자본 유치가 활발해지면 호치민을 중심으로 골프장 사업이 크게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트윈도브 골프클럽은 베트남의 대부분 골프장과 같이 1인1캐디제, 2인용 카트를 운영한다. 캐디 운영을 비롯해 전반적인 골프 문화는 한국의 1970-80년대 수준이지만 한국 골프 관광객들에게는 예전의 향수를 느끼고 골프에만 전념할 수 있는 장점도 갖고 있는게 베트남 골프 관광의 특징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 대표는 베트남 10년 거주 경험을 살려 한국 골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베트남 골프 여행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린피가 싸고, 날씨가 온화하며 문화나 음식이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는 장점을 언급한 이 대표는 두 가지 장점을 추가로 강조했다. ‘치안’과 ‘빠르게 개선 중인 서비스’가 그것이다.
그는 “사회주의 국가라 통제 사회라는 점이 일견 단점이기도 하지만 치안 면에선 장점으로 작용한다. 외국인 대상 범죄에 대해선 단호한 모습을 보인다. 현지 경찰들도 만에 하나 외국인이 강도 등을 당했을 때 적어도 3일이면 범인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성장가능성 또한 눈여겨 볼만한 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화위복과 베트남 경제의 성장이 빠르게 골프 문화의 선진화를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베트남도 한국처럼 코로나19 사태 당시 비대면 활동을 추구하며 골프붐이 일었다. 이에 따른 골프장 코스 관리와 서비스 수준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빠른 경제 성장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부유층도 많아지고, 공무원과 현지 은행원들 사이에서 비즈니스 골프가 성행 중이다. 마치 한국의 80년대 말과 같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방역지침과 입출국 절차에 대한 우려도 불식됐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인 만큼 중국과 같이 강력한 방역 지침을 시행했다. 코로나19 사태 초창기인 2020년 2월 말부터 국경을 봉쇄하기도 하는 등 강압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오미크론 변이가 득세한 이후로 사태는 완화, 지난 4월부턴 대부분 정상화 돼 서비스 시설 이용을 위한 불편함은 사라졌다. 현재는 입출국 절차까지 PCR 검사 등 다른 과정 없이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베트남의 ‘반한(反韓)’ 감정도 기우일 뿐이라는 것이 현지 교민들의 중론이다. 이 대표는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소식을 들을 수 있는 창구가 적기 때문에 나타난 촌극이다”면서 “반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여행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베트남 골프 여행 팁을 귀띔했다. 한국 골퍼들이 주로 베트남을 찾는 겨울이 아닌 여름 골프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그것이다.
이 대표는 “한국 골퍼들은 대개 겨울에 베트남으로 골프 여행을 온다. 그래서 겨울 온도가 이 정도면 한여름에는 엄청난 무더위라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 베트남 남부는 여름과 겨울 기온 차가 5도 아래다. 겨울 뿐 아니라 7~8월 등 여름에도 한국보다 쾌적한 라운드 환경이 보장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베트남이 우기라 여행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은 잘못 알려져 있다. 한국의 장마보다 훨씬 비가 적게 오고 오더라도 15~30분 안팎으로 짧게 내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이사는 한국, 베트남, 중국 및 대만, 일본인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국적의 골프장 회원들의 플레이를 설명하면서 “이곳 캐디들은 한국인들을 최고로 여긴다. 편안하고 여유있게 골프를 즐기면서 상대를 많이 배려해주기 때문인 것 같다”며 “베트남, 일본인 회원들은 원리원칙대로 철저히 골프를 쳐 다소 까다롭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