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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9] 은행장들의 한결 같은 마음, "고객에 진심!"

전경우 | 2023-02-09 11:54
이재근 국민은행장(오른쪽)이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남대문종합금융센터에서 은행 탄력점포 현장 점검을 위해 방문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근 국민은행장(오른쪽)이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남대문종합금융센터에서 은행 탄력점포 현장 점검을 위해 방문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금융서비스의 시작과 끝은 고객”이라고 강조한다. 취임 2 년째를 맞는 이 행장은 2023년에도 변함없이 고객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은행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고객 중심의 금융서비스를 위해 국민은행은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1년 사업과 기술 조직이 함께 일하는 플랫폼 조직 편성을 시작했고, 2022년에는 디지털 신사업, KB모바일인증, 공급망금융 등 8개 부분을 플랫폼 조직으로 개편했다. 빅테크와 대기업은 물론 유망한 핀테크 업체 등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기도 하다.

빅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선 “대면 채널의 강화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은행 거래가 비대면으로 급속하게 전환하고 있지만 대면 채널은 분명하게 차별화를 할 수 있고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9to6뱅크, 디지털뱅크, 시니어라운지 등의 새로운 영업점 모델이 대표적인 고객 중심의 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 전략 사례다.

구로구청 르네상스홀에서 문헌일 구로구청장(왼쪽)과 한용구 신한은행장이 '구로 땡겨요' 공공배달앱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구로구청 르네상스홀에서 문헌일 구로구청장(왼쪽)과 한용구 신한은행장이 '구로 땡겨요' 공공배달앱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용구 신한은행장(58)은 지난해 12월 선임됐다. 인사 발표가 나자 깜짝 발탁이다, 준비된 행장이라는 반응이 엇갈렸다. 한 행장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주재해 단행한 첫 인사 대상자였고, 은행이 신한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에 금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터라 더욱 화제가 됐다. 한 행장은 기존의 선배 행장들에 비하면 인지도 등에서 크게 부각되지는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경력과 자질 등 행장으로서의 자격으로 치자면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행장은 청주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인사와 영업 부서에서 경력을 쌓았고 연금사업부장, 퇴직연금사업부장을 거쳐, 도툐지점, 오사카지점, 후쿠오카지점 업무를 통합해 설립한 일본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SBJ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2019년 신한지주 원신한전력팀 본부장, 2020년 신한투자증권 경영지원그룹 부사장을 영업 전략과 추진을 총괄했다.

한 행장은 특히 영업 부문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위험을 무릎쓰고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 살고 있던 고객을 직접 찾아가 일본 전역에서 크게 화제를 모으며 깊은 감동을 남겼다. 2014년 재개발 아파트 조합이 부지 매입을 위한 원 소유자를 찾지 못해 난감해하자 직접 소유자를 찾아 거래를 성사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한 행장은 1966년생으로 시중 은행장 중에서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한다. 때문에 그의 행장 선임을 두고 새로운 참신한 인물이 등장했다는 평과 함께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왔다. 그가 신한금융그룹 내 차세대 리더로 떠올랐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이승열(왼쪽) 하나은행장과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이 지난 1일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가맹점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승열(왼쪽) 하나은행장과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이 지난 1일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가맹점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외환은행으로 입행한 첫 하나은행장이다. 지난 2015년 9월 통합 하나은행이 출범하면서 초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함영주 은행장과 지성규, 박성호 은행장에 이어 올해 초 통합 하나은행의 4대 은행장에 올랐다.

이 행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이전부터 외환은행 전략기획본부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아 두 은행 간의 소통과 시너지 창출에 앞장섰다. 통합 직후인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간 경영기획그룹장으로서 수익의 성장과 재무지표의 안정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하나’와 ‘외환’의 성공적인 통합과 함께 하나금융그룹의 재무총괄(CFO)을 역임하면서 그룹의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이 행장은 취임과 함께 ‘손님’ ‘현장’ ‘강점’을 강조했다.
먼저 은행의 존재 이유는 바로 ‘손님’에게 있으며 손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님 퍼스트’를 기업의 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둘째, 손님이 존재하는 ‘현장’에서 손님을 응대하는 담당자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고객 만족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자산관리, 기업금융, 외국환 등 ‘강점’에 집중해서 경쟁력을 높이고 사람과 조직,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또 ‘경청’을 통해 직원들과 솔직하게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의 좌우명인 이청득심(以廳得心, 경청하여 마음을 얻는다)에 따라 현장을 자주 방문하고 직원들의 현장 소리를 듣고 마음을 이해하면서 모두가 하나의 마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석용 신임 NH농협은행장 취임식 © NH농협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석용 신임 NH농협은행장 취임식 © NH농협은행


이석용(59) 농협은행장은 ‘정통 농협맨’이다.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고 이후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농협은행 영업본부장 및 시지부장,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장과 인사전략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임기는 올해 1월 1일부터 2024년 12월 말까지다

이 행장은 일선 영업현장 경험이 풍부한 ‘영업통’이기도 하다. 농협은행에선 파주시지부 지부장을 거쳐 2019년 수탁업무센터장, 2020년 서울영업부 본부장을 지냈다. 행장으로 내정되기 전까지는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상무)이었다.

농협금융은 이 행장의 선임 결정에 대해 “금융지주 회장이 외부의 정통 경제관료가 선임됐기 때문에 농협 전 부분에 대해 풍부하고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법인간의 원활한 소통과 시너지 창출을 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농협 전반에 대한 이해를 갖춘 융합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외부 관료 출신인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행장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이 행장은 내부 통제 체계 확립을 비롯한 농협은행의 주요 핵심과제를 새로 선정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농업금융, 공공금융, 지역금융 등 강점이 큰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융복합 서비스 제공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리스크 관리를 통한 위기 상황 대응력과 비이자 부문 수익의 확대도 꾀한다.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업무에 적용해 고객들이 편리하고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도 주요 업무 목표 중 하나다.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 4인.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 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 4인.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 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 연합뉴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 문제로 금융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2차 후보) 4명을 선정했다.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포함됐다. 이 행장과 임 전 위원장의 양강 구도로 좁혀질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700억 원 대 직원 횡령 사건을 시작으로 최근 본부 부장의 직장 내 괴롭힘까지 각종 불미스러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내부통제를 통한 분위기 쇄신이 차기 수장의 리더십을 승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내부 출신 인사가 회장이 되면 분위기를 수습하고 조직의 안정성이 유지될 것이란 여론이 높다.

현직 은행장인 이 행장의 경우 손태승 현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같은 부서에서 일했던 인연이 있다. 손 회장이 구축해 놓은 현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그대로 유지해갈 수 있기 때문에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법인장의 경우 상업은행 출신으로 우리은행 미국지역본부 수석부장, LA지점장, 경영기획단장, 경영기획그룹장 등을 거쳤다. 롱리스트 평가 때 임추위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의 경우 디지털 혁신에도 부합하고 리더십과 소통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내부 파벌 갈등 문제가 지속돼 왔다. 따라서 장악력이 있는 인물이 조직 혁신에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 700억 원대 직원 횡령 사건을 비롯 직장 내 괴롭힘 문제까지 조직문화를 쇄신할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 전 위원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정통 관료 출신이다. 2013년부터 2015년 초까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냈고 이후 금융위원장에 올랐다.

임 전 위원장은 파벌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1998년 재경부 은행제도과장 시절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통합 작업을 실무 지휘했다. 금융위원장 재직 시절인 2016년에는 과점주주 방식의 우리은행 민영화를 설계했다. 임 전 위원장은 그러나 '관치 논란'이 불거졌다. 우리금융 노조는 임 전 위원장을 격렬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차기 회장 내정자는 3월 중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절차를 거쳐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전경우 월간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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