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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9] [특파원 뉴스] '이도류' 오타니 몸값이 6177억원' MLB 구단들의 '미친' 투자, 왜?

■ MLB 오프시즌 FA 투자 3조5800억원
■ 2022 다저스 페이롤, KBO 최고 SSG 15배

■ 오타니 마케팅으로 연봉 5천만 달러 상쇄 가능

장성훈 | 2023-02-09 11:50
[VOL.9] [특파원 뉴스] '이도류' 오타니 몸값이 6177억원' MLB 구단들의 '미친' 투자, 왜?이미지 확대보기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몸값이 10년 5억 달러(약617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평균 연봉이 5천만 달러(약 617억 원)다. 이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 액수다. 올 시즌이 끝나면 오타니는 자유계약 신분이 된다. 메이저리그 '부자 구단'으로 불리는 뉴욕 메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등이 치열한 오타니 영입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렇듯 선수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야구를 비롯한 프로 구단들은 왜 천문학적인 돈을 쓰면서 슈퍼스타 영입에 열을 올릴까?

◇ 남는 장사

지난 2014년 미국 타임지의 션 그레고리 기자는 미국프로농구(NBA)의 슈버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클리블랜드에 약 5억 달러(당시 약 5,133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첫째, 관중 수입이 증가한다. 직전 시즌 평균 관중 동원 숫자는 1만 7,329명이었는데 제임스가 복귀하면서 2만 562명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1인당 평균 티켓 가격이 68.17 달러에서 210달러로 올라 클리블랜드 구단은 티켓 수익으로 직전 시즌보다 약 1억 2,900만 달러(약 1,324억 원)를 더 벌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둘째, 지역 경제 효과다. 지난 2010년, 르브론이 떠난 뒤 클리블랜드의 호텔, 술집, 식당, 상점 등은 연간 매출에서 4,800만 달러(당시 약 493억 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임스의 복귀로 물가 상승률과 함께 클리블랜드 시는 각종 미디어 등의 관심을 높게 받아 방문객이 증가하고 지역 주민 소비 증가 등을 통해 1억 7,100만 달러(당시 약 1,756억 원)의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셋째, 클리블랜드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NBA 파이널까지 약 10차례의 홈경기를 치를 경우 1억 9,500만 달러(당시 약 2,003억 원)의 추가 수익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클리블랜드는 2016년 NBA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수익을 모두 더하면 제임스가 클리블랜드 및 북동부 오하이오 주에 미치는 파급 경제효과는 무려 약 5억 달러(약 5,133억 원)에 달한다. 클리블랜드와 주변 지역 총생산량이 1,110억 달러(당시 약 114조 원)로 제임스 혼자 지역 경제 0.42% 생산량을 창출한 셈이다.

메이저리그 스타디움이미지 확대보기
메이저리그 스타디움


◇MLB와 KBO의 씀씀이 차이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모리 브라운에 따르면, 2022년 메이저리그는 110억 달러를 벌었다. 확장된 포스트시즌이 리그가 수익을 늘리는 데 알토란 같은 도움이 됐다. ESPN이 리그에 추가로 8,500만 달러를 지급했다. 여기에, 애플TV+, 피콕 및 유튜브TV와 같은 여러 매체와의 스트리밍 거래도 총 수익에 큰 몫을 차지했다.

각 구단의 씀씀이도 천문학적이다. 다저스가 선수들 연봉으로 3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약 2억7천만 달러(약 3335억 원)를 썼다. 가장 적은 돈을 쓴 구단은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약 555억 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KBO 10개 구단 중 SSG 랜더스가 227억원을 써 최고를 기록했다. 다저스에 비해 15배나 적다. 다저스 페이롤은 키움 히어로즈의 56억원에 비해 무려 60배가 많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카를로스 코레아(미네소타 트윈스), 트레아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 3명이 거의 10억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잰더 보가츠(샌디에이고), 제시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카를로스 로돈(양키스), 브랜든 니모(메츠), 윌슨 콘트레라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10억 달러를 더했다.

빅리그 팀들이 이번 오프시즌에 메이저리그 자유 계약 선수들에게 거의 29억 달러(약 3조5800억 원)를 투자했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 19억 달러를 가볍게 넘겼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단축된 시즌인 2020년을 제외하고 2019년에는 16억 달러, 2018년 6억 5,595만 달러, 2017년 4억 1,325만 달러였다.

메이저리그 경기용볼.이미지 확대보기
메이저리그 경기용볼.


◇오타니 경제효과


일본매체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의 2022년 경제효과는 457억941만 엔(약 4455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에인절스 구단은 오타니 덕분에 관중 수입과 유니폼 판매, 일본 기업 스폰서 등을 합해 약 3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2023년 오타니의 연봉은 3천만 달러다. 에인절스는 올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구단들이 슈퍼스타들에게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는 것은 돈이 되기 때문이다. 슈퍼스타들을 보유하면 구단 가치도 오른다. 관중 수입이 증가하고 유니폼 판매 밎 기타 부수입도 증가한다. 각종 스폰서십 계약에 따른 수입도 치솟는다. 오타니의 연봉 5천만 달러가 결코 아깝지 않은 이유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 국민들과 미국 교포들은 박찬호 경기를 보면서 많은 달러를 메이저 리그에 지불했다.

TV 중계권료만 해도 만만치 않았다. 1997년 KBS가 처음 박찬호 경기를 중계할 당시 중계권료는 30억 원이었다. 당시 국내 프로야구 중계권료의 세 배 이상이었다. 그런데 박찬호 중계권료는 해가 갈수록 인상됐다. 매년1000만 달러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 교포들이 다저스를 위해 쓴 돈도 만만치 않았다. 박찬호가 등판할 때마다 LA 다저스타디움엔 3000명 이상의 한국인 관중들이 몰려들었다.

미국의 보통 야구팬이 야구장에서 쓰는 돈은 50달러라는 점에서, 다저스는 한인들에게서 매년 225만 달러를 박찬호 덕분에 추가로 수입을 올린 셈이다.

오타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미국 거주 일본인들이 오타니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을 것이다. 박찬호가 5~6일 마다 등판하는 것과는 달리 오타니는 타격도 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홈 경기에 일본인들이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일본에서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오타니를 보려는 일본인들도 더 많아진다. 이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뿌릴 돈은 오타니의 연봉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일본 기업들의 오타니 소속 구단 스폰서십 역시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오타니에게 연봉 5천만 달러는 사실 구단 입장에서는 그리 비싼 투자가 아닐 수 있다.

◇부익부 빈익빈

다만, 메이저리그는 부자구단은 점점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구단은 더 가난해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2022년 페이롤은 약 4천만 달러였다. 다저스에 비해 7배나 적었다.

선수들의 연봉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구단 간 페이롤 차이도 늘어나게 되는 구조다. 볼티모어가 오타니를 영입할 꿈을 결코 꾸지 못하는 이유다.

반면, 전체 수익을 똑같이 분배하고 있는 미국프로풋볼(NFL)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오클라호마시티(미국)=장성훈 특파원>

● 2023 MLB 페이롤 순위

1. 뉴욕 메츠335,368,3322달러

2. 뉴욕 양키스 267,954,047달러

3.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226,486,1895달러

4. 필라델피아 필리스 226,486,189달러

5.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205,812,634달러

6. 토론토 블루제이스 199,751,784달러

7. 텍사스 레인저스 179,332,500달러

8.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177,917,500달러

9. 샌프랜시스코 자이언츠 173,090,000달러

10.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172,688,094달러

11. 휴스턴 애스트로스172,154,999달러

12. 시카고 화이트삭스 170,416,666달러

13. 시카고 컵스 168,815,000달러

14. 보스턴 레드삭스 166,633,182달러

15. 콜로라도 로키스 155,516,668달러

16.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41,742,237달러

17. 미네소타 트윈스 138,551,190달러

18. 시애틀 매리너스 110,780,714달러

19.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105,442,500달러

20.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94,196,904달러

21. 밀워키 브루어스92,134,960달러

22. 워싱턴 내셔널스 75,283,095달러

23. 클리블랜드 가디언스75,010,000달러

24. 신시내티 레즈 70,624,500달러

25. 마이애미 말린스 70,425,000달러

26. 캔자스시티 로열스 65,575,000달러

27. 피츠버그 파이리츠 56,137,500달러

28. 탬파베이 레이52,301,211달러

29. 볼티모어 오리올스50,691,666달러

30. 오클랜드 애슬 레틱스 40,925,000달러

장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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