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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0] [컬처 앤 피플] 위안받고 싶으면 대학로로 가라

응답하라 8090 릴레이 콘서트 시즌1 .. .3월 4일부터 대학로 더굿씨어터
육중완 밴드, 임지훈, 김현철, 김광진, 권인하, 김장훈...개성파 아티스트들 매 주말 공연

전경우 | 2023-03-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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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8090 릴레이 콘서트 시즌 1' 공연 포스터
돌고, 돌고, 돌고

1980년대 청춘들 가슴을 들끓게 했던 록밴드 들국화의 전인권이 목 놓아 부르던 노래 중 이런 게 있었다.

운명처럼 만났다가 서로 다르게 같은 시간 속에 ... 다시 돌고 돌고 돌고...돌고..돌고...’

계속 돌다끝이 나는 이 노래가 애절하기도 하였지만, 아무튼 뭔지 모르지만 돌고 돈다니까, 좋은 날도 올 것이야, 하는 근거 없는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던 것이다.

돌지 않는 게 없다. 해도 돌고 달도 돌고, 지구도 돌고, 돈도 돈다. 우리들 머리도 돌 때가 있다. 유행도 그렇고 노래도 그러하다.

아득한 시절 쉰내 나는 노래라며 뒷전으로 밀렸던 노래가 어느 날 마치 등 푸른 생선처럼 펄떡 튀어 올라 사람들 가슴을 설레게 한다.

솜털 보송한 어린 아이돌이 아득한 시절의 노래를 불러 젖힌다.

너희들이 이런 노래를 알아? 희한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싶은 표정으로, 올드들은 어린 청춘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올드한 것들을 다시 불러들여 즐기는 것, 하품 난다던 노래를 다시 듣고, 흑백 사진을 다시 꺼내는 드는 것, 저런 걸 어떻게 입지 하던 옷을 그냥 한번 쓱 입어 보는 것, 그런 따위가 레트로(Retro)’.

올드들에게는 흘러간 시절을 다시 부여잡고 세월을 한탄케 하고, 어린 청춘들에게는 비록 촌스럽지만 왠지 신선하다 싶은, 그 세대들 나름대로 기분을 그럴싸하게 만들어 주는 것, 그게 레트로다.

3월 봄소식과 함께 서울 대학로에 ‘레트로’ 감성을 제대로 느껴볼 만한 공연이 열린다.

응답하라 8090 릴레이 콘서트’.

짧게 줄여서 그냥 응팔 콘서트. 34~4167주간 대학로 더굿씨어터 (대표 장태홍)가 그 무대다.

잊혀진 가수로 살고 있지 않은가수와 그들의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을 수 있는 무대다. 메타체인그룹(대표 이태희)이 주최한다.

향후 시즌2, 시즌3로 계속 이어진다. 80년대와 90년대 맹활약했던 뮤지션들을 다시 한 번 만나 보자, 그래서 추억을 넘어, 새로운 레트로, 뉴트로(Newtro)’ 문화를 일으켜보자는 것이다.

시즌1에는 육중완 밴드, 임지훈, 김현철, 김광진, 권인하, 김장훈 등 나름 빛나는 시절을 간직하고 있는 개념 아티스트들이 매주말 배턴을 주고받는다.

응팔 콘서트가 열리는 더굿씨어터는 20년 만에 새로 단장했다. 그 기념으로 열리는 첫 번 째 행사다. 300평 넓이에 320석으로 소극장보다는 조금 큰 규모다. 옆 사람과의 여유 공간이 꽤 편안하다. 로비는 고급스런 커피숍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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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중완 밴드


육중완 밴드가 34() 오후 5시 서울 대학로 더굿씨어터에서 응답하라 8090 릴레이 콘서트 시즌1’의 첫무대를 장식한다.

육중완 밴드는 지난달 6일 티켓 공식 오픈과 함께, ‘육춘기팬들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보냈다.

“’흔들리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다시 한 번 더 힘을 내시길 바랍니다!”

육춘기는 어깨 쳐진 중년이 되었지만, 사춘기처럼 꿈을 갖고 적극적으로 살자는 의미로 발매한 앨범 타이틀이다.

육중완 밴드의 육중완과 강준우는 “80년대 생 입장에서 8090세대와 MZ세대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더욱 풍성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5인조밴드 구성으로 8090 타이틀에 부합하는 그 시대 그 음악들과 육중완 밴드만의 음악으로 재미나게 꾸며 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도 꾸준히 앨범내고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뮤지션이 되는 게 목표다. 아직 정규앨범을 발매하지 못했는데, 올해에는 기필코 앨범을 발매하여 단독공연까지 진행 하겠다며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응답하라 8090 릴레이 콘서트 시즌1’ 두 번 째 무대 주인공은 사랑의 썰물의 싱어송라이터 임지훈이다. 311() 오후 6시 대학로 더굿씨어터.

공연 타이틀은 다시 우리’. 5년만의 단독 콘서트다.

다시 우리는 데뷔시절 청춘이었던 팬들이 이젠 중년이 되어, 다시 만나 인생 동반자가 되자는 의미다.

임지훈은 최근 어려운 안과수술을 받았다. ‘망막분리라는 심각한 안질환으로 낙담했으나,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회복 했다. 가수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14일 발매한 신곡 EP앨범 타이틀곡이 세상을 다시 보게 된 감동을 담은 좋다라는 노래다.

늘 곁에 있어 당연한 것처럼 여겼던 사람과, 살갗에 스치는 바람, 하늘, 나뭇잎 모든 것들이 너무 좋다는 노랫말이 밝고 경쾌한 모던 포크에 실렸다.

임지훈은 이 일을 겪으면서, 가족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졌다.

임지훈에겐 90년생 임윤식, 92년생 임현식 두 아들이 있다.

윤식은 일본 유학을 한 만화 전문가로 최근 아빠의 EP앨범과 10집 앨범 등 여러 디자인 작업을 돕고 있다...

현식은 비투비의 리드 보컬로 잘 알려져 있고, 아빠와의 듀오 곡, 피쳐링으로 부자간 케미를 과시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도 늠름한 두 아들이 아빠를 열심히 응원할 예정이다.

임지훈의 오랜 팬클럽 하얀 마음등 아날로그 세대와 비투비임현식을 통해 친근해진 스마트 세대들이 함께 객석을 채울 것으로 기대된다.

임지훈은 하모니카와 어쿠스틱 기타를 걸치고, 기타 2, 베이스, 신디, 드럼 등 6인조 밴드를 구성해 무대에 오른다.

레퍼토리는 신곡 좋다’ ’기억의 가닥 중에 너가두 곡과 자화상 같은 10집 앨범 노래들로 꾸며진다. 젊은 층들까지 공감 할 수 있는 노래들이다.

임지훈은 내년이 데뷔 40주년이다. 1984년 김창완과 꾸러기들 멤버로 이름을 알렸고, 1987년 솔로로 활동을 시작했다.

코로나로 활동이 멈춘 기간에는 미디 음악 공부를 열심히 해서, 32곡이나 되는 곡을 작편곡했다.

과거에는 사랑과 이별이 주제였다면, 앞으로 인생을 관조하는 노래를 많이 부르겠다고 한다.

김현철 이미지 확대보기
김현철


춘천가는 기차의 김현철이 응답하라 8090 릴레이 콘서트 시즌1’ 세 번째 무대 주인공이다. 317() 오후 730, 18() 오후 6. 대학로 더굿씨어터.

조금은 지쳐 있었나봐/쫓기는 듯 한 내 생활/아무 계획도 없이/무작정 몸을 부대어 보며/힘들게 올라 탄 기차는/어딘고 하니 춘천행/지난 일이 생각나/차라리 혼자도 좋겠네/춘천가는 기차는/나를 데리고 가네 5월의 내 사랑이 숨쉬는 곳/지금은 눈이 내린 끝없는 철길 위에 초라한 내 모습만 이 길을 따라가네 그리운 사람/차창 가득 뽀얗게 서린/입김을 닦아내 보니/흘러가는 한강은/예나 지금이나 변함없고/그곳에 도착하게 되면/술 한 잔 마시고 싶어/저녁때 돌아오는/내 취한 모습도 좋겠네/춘천가는 기차는/나를 데리고 가네 5월의 내 사랑이 숨쉬는 곳/지금은 눈이 내린 끝없는 철길 위에 초라한 내 모습만 이 길을 따라가네/ 그리운 사람 그리운 모습

‘춘천 가는 기차’는 김현철이 1989년 8월에 발표한 첫 번째 음반 <춘천 가는 기차>의 타이틀곡이다. 작사 작곡 노래까지 다 했다.

경춘선 열차를 타고 춘천으로 가는 길에 옛 사랑이 그리워진다는, 청춘시절의 그 춘천 가는 기차 생각에 마음이 아려오는 노래다. 보사노바 리듬이 더없이 감미롭다.

‘달의 몰락’은 또 어떤가.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가사와 록풍의 멜로디로 큰 인기를 모았던 곡이다.

‘탐스럽고 예쁜 달을 좋아하는’ 그녀가 날 버리고 떠났고, 달이 지는 것을 보면서 그녀와의 어긋난 사랑을 회상한다.

‘몰락하는’ 달은 버림받은 자신일 수도 있고, 달덩이처럼 예뻤던 그녀일 수도 있다. 아니면 사랑 그 자체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슬픔을 희극적으로 승화한 재치가 묘미다.

영화 주제곡으로 만들어졌다가 크게 사랑을 받았던 ‘그대 안의 블루’도 김현철의 대표작 중 하나다. 몽환적인 사운드에다 이소라와의 세련된 보컬이 멋지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그대안의 블루’는 이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차원이 다른 발라드로 각광 받았다. 도회적이고 감각적인 노랫말과 고급스러운 작곡 편곡 등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명곡으로 남아 있다. 이 노래로 김현철은 팝 아티스트로서의 클래스를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이번 무대에서 김현철은 풀잎 같은 순수함과 낭만, 세련되고 도회적인 분위기의 음악으로 팬들이 마음을 적실 것으로 기대된다.

김광진 이미지 확대보기
김광진


김광진은 응답하라 8090 릴레이 콘서트 시즌1’ 네 번 째 무대를 장식한다. 324() 오후 8, 25() 오후 6. 대학로 더굿씨어터.

김광진은 싱어송라이터, 밀리언셀러 가수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이렇게 말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마법의 성’이라고 하면, 아하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된다.

김광진은 키보디스트 박용준과 그룹 '더 클래식'을 결성하고, 1994년 7월 1집 ‘마법의 성’을 발표했다. 김광진이 작사 작곡, 박용준이 편곡을 했다. 이 음반은 100만 장 넘게 팔렸다. 곳곳에서 ‘마법의 성’ 노래가 울려 퍼졌다.

김광진은 많은 가수들에게 곡을 만들어 주었다. 이소라의 ‘기억해줘’ ‘처음 느낌 그대로’, 이승환의 ‘덩크슛’ ‘내게’ ‘Radio Heaven’ ‘흑백영화처럼’,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 등이 대표적이다.

더 클래식은 1997년 3집 <해피 아-워>를 마지막으로 더 클래식은 해체하고, 솔로 활동에 집중했다. 2집 <My Love, My Life>, 3집 <It's Me>, 4집 <Solveig>, 5집 <Last Decade>를 발표했다. 2014년 10월 더 클래식으로 미니앨범 Memory & A Step을 내놓았고, 2017년 4월에는 신곡 ‘지혜’ ‘배다리’를 발표했다.

유재하를 존경한다는 김광진은 데뷔 앨범에도 유재하에게 헌정하는 곡 ‘너를 위로할 수가 없어’를 실었다. 1997년 유재하 추모 앨범에 더 클래식으로 참여해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부르기도 했다.

김광진은 담담하면서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현란한 창법과 사운드 대신 마음을 울리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감동을 안긴다.

자극적이지 않고 그저 슴슴하다 싶은데 오래토록 여운이 남는, 그래서 또 찾게 되는, 깊이 맛이 밴 장인의 음식 같은 느낌이다.

음악으로 위안 받고 싶으면, 대학로에 가 볼 일이다.

공연 문의)인터파크 1544-1555

[전경우 월간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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