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수 폭포
거질게 쏟아 내리는 물줄기
하얀 물보라 일으키며
손짓하는 무지개 따라
어느 덧 내 영혼과 하나 되어 버렸다.
자연의 오묘함 속
한 존재로 남은 내 흔적마저
이과수폭포는 그렇게 나를 안고 가버린다.
흘러, 흘러 세상 끝까지
희망을 전하자 너와 함께-글 김순옥
폭포는 어느 날 삶의 원천이 되었다. 폭포가 아니었다면 그의 삶은 척박한 파라과이에서 메말라 버렸을지도 모른다.
“이과수폭포를 보았죠. 충격이고 감동이었습니다. 그냥 빠져들었습니다. 그 기운은 말로도 글로도 표현 할 길이 없었습니다. 배를 타고 아마존 강을 수십 번 거슬러 올라갔고 다양한 각도에서 숱하게 폭포를 그렸지만, 내 작품은 신의 창작을 모방한 것에 불과해요. 폭포를 그리고 있노라면 그 소리까지도 담고 싶어지거든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3국의 경계인 이과수폭포. 김순옥은 그 폭포 덕분에 파라과이에 정을 붙일 수 있었다. ‘아버지는 하필이면 왜 이런 곳으로 이민왔을까’하고 투덜거리던 불만이 폭포를 만나면서 씻은 듯 사라졌다.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중고교 시절 크고 작은 미술대회에서 꽤 많은 상을 받았던 그였다. 파라과이 국립 노르떼(Norte) 대학교 미술과에 입학했다. 미친
듯이 그림에, 폭포에 빠져 들었다. 대학을 3년 만에 마쳤다. 내친김에 대학원에 진학, 예술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그의 폭포는 달랐다. 한국적 여백의 미가 있었다. ‘동네’가 작은 탓에 금방 유명해졌다. 파라과이 대통령궁에서 그를 초청했고 그의 이과수폭포 그림을 걸었다. 많은 공공기관에서 덩달아 ‘김순옥의 조금은 특별한 이과수폭포’ 그림을 소장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일본의 도쿄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일본풍으로 바꾸면 세계 일주 순회 후원자가 되겠다고 했다. 솔깃했지만 바로 거절했다. 그녀는 한국인이었다.
일본풍은 ㅎ소그녀의 그림 주제를 일본풍의 그림으로 바꾸는 조건으로 세계 일주는 물론 후원자가 돼주겠다는 제안이었다. 그녀는 거절했다. 그녀를 원하는 곳이라면 전세계 어디라도 달려갈 수 있지만 그림 주제까지 간섭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자연에서 생동하는 생명의 소리’. 김순옥은 폭포를 그렇게 정의했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폭포를 보고 있으면 저 밑에서부터 어떤 느낌이 끝없이 피어오른다. 어떤 장년은 마른 가슴에 물기를 채워준다며 거실에 걸어놓고 아침 저녁 감상한다고도 했다.
그녀의 폭포는 다양하다. 이과수, 나이아가라처럼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하고 웅장한 폭포도 있지만 지리산 뱀사골 작은 한켠의 실폭포도 있다.
폭포를 그대로 옮기기도 했지만 더러는 황금색도 있고 빨강, 노랑, 흑백도 있다. 폭포는 그 자체로 생명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색을 입혔다.
“물에서 생명과 죽음을 동시에 느낍니다. 물을 보고 있노라면 알 수 없는 열정이 끓어오르곤 합니다. 그럴 때 마다 폭포는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폭포 화가. 그림을 보곤 모두들 거친 남성화가라고 생각한다. 그림이 주는 장대함에 압도되기 때문이다. 아주 남성적인 폭포. 그래서 그린이가 여성인 걸 알면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서양화가 김순옥 프로필
1996 파라과이 Norte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학사학위 취득)
1998 파라과이 Norte대학교 대학원 예술학과 졸업 (석사학위 취득)
2001 파라과이 Norte대학교 대학원 예술학과 졸업 (박사학위 취득)
2022.12.27 - 현재 한국종합방송 대표
2020.07.24 - 현재 한국미술진흥원 원장
2020.07.17 - 현재 국가예술방송 대표
2018.03.16 - 현재 대만 국립가오슝대학교 한국연구센터 연구원
2018.03.16 - 현재 (사)국가문화발전위원회 이사장
2017.04.14 - 제 19대 대통령후보 문화예술특보
2011.04.05 - 해외교류작가회 대표
2002.02.23 - 일본 아시아예술문화교류협회 국제부 이사
2011.01.01 - 2014.12.30 경향아트 (경향신문사) 이사
2009.07.01 - 2014.02.28 유나이티드갤러리 (유나이티드제약) 관장
2006.06.20 - 2010.12.31 경향갤러리 (경향신문사) 관장
2002.12.14 - 2003.12.13 (사)국가보훈문화예술협회 이사 및 홍보, 교육위원장
2001.07.01 - 2002.08.15 후암갤러리 대표
2000 한국최초 탄자니아 국립미술관 초대개인전 개최
1998 한국최초 미국워싱턴 OAS(미주기구) 초대개인전 개최
1998 한국최초 미국뉴욕 UN본부 초대개인전 개최
1997 한국최초 아르헨티나 국립미술박물관 초대개인전 개최 (아르헨티나 대통령상 수상)
1996 아시아최초 파라과이 대통령궁 초대개인전 개최 (파라과이 대통령상 수상)
1996~ 한국최초 중남미 8개국 대사관 초청 초대개인전 개최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콜롬비아,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볼리비아)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