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3일 OTT 넷플릭스를 통해 다큐멘타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를 방영하면서 정명석(78) JMS(기독교복음선교회) 교주가 다시 한번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렸다. 바로 정명석 교주의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적인 행적이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실 정명석 교주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9년 TV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처음 이단의 실체가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넷플릭스라는 전세계적으로 방송이 되는 OTT를 통해 증인들이 직접 출연해 증언을 함으로써 정명석의 어린 여신도에 대한 파괴적이고 천인공노할 성범죄는 국민들의 분노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JMS는 창시자이자 교주인 정명석의 이니셜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칭 ‘예수의 새벽별’(Jesus Morning Star), 또는 예수-메시아-구원자(Jesus-Messiah-Savior)의 약자라고도 한다. 무엇보다 이 단체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정명석의 성추문, 탈퇴자에 대한 테러행위로 한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사이비 종교 스캔들을 일으켰다.
정명석은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이 나간 뒤 1999년 해외로 도피했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 2008년 구속된 뒤 10년을 복역하고 2018년 2월 전자팔찌를 찬 채 풀려났다. 그러나 출소후 지난해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소재 수련원에서 홍콩과 호주 국적의 여성을 총 17차례 강제추행하거나 준간강한 혐의로 다시 구속돼 현재 대전지법에서 1심 재판 중이다. 구속기간이 최장 6개월인 까닭에 4월 27일까지 재판이 끝나지 않으면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된다. 다만 추가 피해자가 나타나면 새로운 사건으로 계속 감옥에 붙잡아 둘 수는 있다.
검찰도 이번 다큐멘타리 방영을 계기로 국민들의 분노가 다시 끓어 오른 점을 감안해 정명석을 엄벌할 추가 범죄를 찾아내기 위해 3월 초 이례적으로 수사팀 200여명을 구성해 수련원 등 JMS 관계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반기독교복음선교회(JMS) 활동을 하고 있는 김도형 단국대 수학과 교수에 따르면 정명석의 성폭행으로 인해 발생한 임신과 낙태가 "워낙 은밀하게 이뤄져서 규모가 어느 정도라고까지 말할 수 없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1980년대 초반에 정명석이 성폭행한 어느 여자 의대생이 산부인과 전문의가 됐다"며 "정명석의 성관계가 워낙 문란하다 보니 임신한 여성들이 주로 이 병원에서 낙태수술을 했다"라고 증언한다. 성폭행 피해자였던 산부인과 전문의는 정명석이 신도들 앞에서 성범죄를 부인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껴 2000년대 초반 JMS에서 탈퇴했다.
정명석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는 상황만 놓고 보면 피해를 입은 신도들이나 JMS의 교세가 위축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과연 그럴까.
이에 대해 김도형 교수는 "정명석이 'JMS를 탈퇴해서 아기를 가졌더니 기형아를 낳았고 교통사고 나서 즉사했다' 등의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수시로 했다"며 "이렇다 보니 공포감 때문에 피해자나 신도들이 탈퇴를 못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교회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정명석을 ‘메시아’라고 세뇌 당한 2만~3만명(추정)의 신도들은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이 정명석과 JMS를 흠집내려는 악마들의 간교한 술책쯤으로 믿고 있다고 한다.
충남 금산군 진산면 출신인 정명석의 학력은 초등학교가 전부다. 어린 시절 주일학교에 나가면서 교회와 인연을 맺은 그는 1978년 6월 서울로 상경해 독자적으로 해석한 성경을 통해 소위 명문대 학생들을 포섭했고, 입소문이 나면서 JMS의 교세는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지난 1991년 대한예수교장로회로부터 처음 이단 판정을 받아 ‘사이비 종교단체’로 규정된 그들만의 신앙 속에서 정명석은 이 순간까지도 여전히 ‘재림 예수’ 또는 ‘예수의 영을 지닌 메시아’이고, 꼬리를 물고 있는 성범죄는 예수의 사랑을 대신 전하는 ‘구원 의식’으로 신성시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태화 월간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