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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1] [특파원 뉴스] 오타니와 손흥민, 조던의 ‘슈퍼스타 경제학’ 넘을까?

▲ 조던 은퇴 발표에 시카고 경제 ‘휘청’ ▲ 오타니, 양키스행 시 뉴욕 경제 ‘태풍’ ▲ 손흥민, 타 팀서 우승하면 경제 ‘폭풍

오클라호마시티(미국)=장성훈 특파원 | 2023-04-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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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마이클 조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손흥민(토트넘)의 공통점은 ‘걸어다니는 기업’이다. 어떤 사실이나 캐릭터성, 성향이 그 인물을 대표할만큼 엄청나서 그가 움직일 때마다 그 사실이 부각될 정도로 대표성을 갖게 될 때 붙이는 말이다. 미국 CNBC는 BTS의 경우, 10년간 한국 경제에 약 37조 원 이상의 가치를 가져다 줄 것으로 추측했다. 조던의 현재 순자산은 22억 달러(약 2조8500억 원)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인으로 알려져 있다. 오타니는 급여만 향후 10년간 매년 6천만 달러(약 780억 원)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총 6억 달러(약 7800억 원)인 셈이다. 손흥민의 경제 가치는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과연 오타니와 손흥민이 조던의 경제 가치를 넘을 수 있는 ‘슈퍼스타’가 될 수 있을까?(편집자주)

미국 시카고대학의 셔윈 로젠(Sherwin Rosen) 교수는 지난 1981년 발표한 ‘슈퍼스타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Superstars)’이라는 논문을 통해 1등은 엄청난 보상을 받는 반면, 차점자는 훨씬 작은 보상을 받는 이른바 ‘승자독식(勝者獨食)’ 현상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연예와 스포츠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셔윈 교수는 슈퍼스타가 대접을 받는 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실력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그 서비스를 소비하기 때문으로 보았다. 다른 선수보다는 조던. 오타니, 손흥민의 경기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 소비의 차이를 언론 매체들이 만들어낸다고도 했다. 언론 매체들은 매일 조던, 오타니, 손흥민에 관한 기사를 양산한다. 이들의 사소한 일상까지도 보도한다. 많이 노출될수록 사람들은 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대체 불가능성도 중요한 요소다. 슈퍼스타들은 평범한 스타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낸다. 조던은 자기보다 키가 큰 선수를 사이를 뚫고 현란한 플레이로 골밑 덩크슛을 성공시킨다. 이 모습에 관중들을 열광할 수밖에 없다. 오타니는 ‘이도류’다. 투수뿐 아니라 타자로도 스타급 선수들을 압도한다. 손흥민 역시 양발로 절묘한 슈팅을 날린다. 대체 불가능한 슈퍼스타인 이유다. 그리고 이들이 ‘걸어다니는 기업’처럼 천문학적인 돈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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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던의 경제학

30년 전인 1993년 10월 7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은 조던(당시 시카고불스)의 전격 은퇴가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품과 서비스의 연간 생산량이 3,300억 달러에 달하는 시카고 지역 경제학자, 은행가, 사업가들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농구 선수로 불리는 조던이 시카고에서 가장 소중한 스포츠 아이콘이며 지역 경제를 위해 막대한 영향을 미친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시카고랜드 상공회의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스코버그는 “조던이 기업이라면 그는 포춘500대 기업에 속할 것이다. 그는 10억 달러의 사나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10억 달러는 그가 받는 급여에 불과하다. 시카고 불스의 가치에 미친 영향은 놀라울 정도다. 조던이 입단한 첫해인 1984년 이후 팀의 가치는 1,870만 달러에서 약 1억 9천만 달러로 10배 증가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불스는 조던이 없었다면 3년 연속 NB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조던이 가치 증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노던 트러스트의 수석 경제학자 로버트 디데릭은 “지역 기관과 TV 방송국에서 벌어들인 광고 및 텔레비전 수익을 비롯해 기념품 판매상이 벌어들인 돈과 1억 5천만 달러의 관광 수입은 ‘조던 1인 수출 산업’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런 조던이 은퇴하게 되면 시카고 경제는 단기적으로 약 1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 퍼스트 시카고의 수석 경제학자 애너블은 “그가 없는 불스가 어떤 성공을 거둘지 는 알 수 없다. 그는 문화적 아이콘이며 비즈니스 기회, 광고주, 서비스 제공업체 및 이를 활용한 다른 사람들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조던을 후원하고 있는 맥도날드. 윌슨 스포팅 굿즈, 게토레이드 등은 시카고에 기반을 두고 있는 회사다. 1990년 게토레이드를 출시한 이후 매출은 20% 증가한 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조던이 광고한 속옷의 판매는 1992년 전 세계적으로 17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회사는 미국 시장 점유율을 30%로 늘렸다. 맥도날드와 게토레이 광고의 연간 광고 청구액은 각각 5천만 달러에서 7천5백만 달러오 올랐다.

스포츠 팀 가치를 평가하는 메그나 밸류에이션에 따르면, 조던 덕에 NBA 관중이 10%나 증가했다. 메그나는 매직 존슨이나 래리 버드보다 조던의 손실이 경제적으로 훨씬 더 파괴적이라고 분석했다.

조던 한 사람이 이처럼 시카고 경제를 쥐락펴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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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 경제학

30년 후인 현재 전 세계는 또 한 명의 ‘슈퍼스타’ 탄생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역하고 있는 일본 출신의 오타니가 그 주인공이다.

오타니는 지난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됐다. 투수와 타자로 맹활약한 덕분이다. 일본 매체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간사이대 미야모토 카츠히로 명예교수가 오타니의 2022년 경제효과는 457억941만 엔(당시 약 4455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을 포함해 오타니의 경제적 효과를 계산한 미야모토 명예교수는 “한 명의 선수가 창출하는 경제효과로는 전무후무한 금액이다. 일본 프로야구 인기구단인 한신, 요미우리, 소프트뱅크 등이 70명의 선수로 우승을 해냈을 때 경제효과와 비슷하다”고 했다.

미야모토 교수는 또 일본이 2023 WBC에서 우승한 데 따른 경제효과는약 650억 엔(한화 약 6,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당초 596억 엔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지만, 오타니 효과 덕에 650억 엔으로 상향 수정됐다.

이는 지난 대회 2017년 WBC의 추산 경제 효과 약 343억 엔을 크게 웃도는 액수다. 일본이 우승한 2009년 WBC 추산 경제 효과 약 505억 엔도 가볍게 제쳤다.

올 시즌 후 자유 계약(FA) 신분이 되는 오타니는 지난 2019년 3월 에인절스와 12년 4억2650만 달러(약 6022억 원) 계약을 맺은 트라웃을 넘어서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계약액인 10년 6억 달러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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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 경제학

손흥민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축구 선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21년 12월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함께 손흥민 선수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그 규모가 1조 988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이 추산치는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에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국내·외 설문조사 등을 종합해 손흥민 선수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손흥민 선수의 유럽 축구시장에서의 가치는 1206억 원에 달한다. 또 손흥민에 의한 대유럽 소비재 수출 증대 효과는 3054억 원, 그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 6207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959억 원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감동 및 자긍심 고취, 유소년 동기 부여 등 손흥민 선수가 국내 유발하는 무형의 가치는 7279억 원, 광고 매출 효과는 연 180억 원으로 추산됐다.

그랬던 손흥민은 2022년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등극했다. 대통령이 축전을 보낼 정도로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긴 것이다.

따라서, 손흥민이 향후 경제적으로 미칠 효과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조단을 넘을 수 있을까?

오타니는 일본이 아닌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속한 애너하임시를 연고지로 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소속이다.

그가 지금까지 애너하임시 경제에 미친 효과를 조던의 시카고에 비해 ‘조족지혈’이다.

하지만, 올 시즌 후 뉴욕 양키스 또는 뉴욕 메츠와 계약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양키스와 메츠는 오타니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할 것이 확실하다. 오타니가 양키스 또는 메츠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경우 그의 뉴욕시 경제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의 활약은 미국 뿐 아니라 경제 대국인 일본 에까지 지대하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경우, 팀 성적이 관건이다. 토트넘은 15년 째 무관에 허덕이고 있다. 개인적인 성과로 2조 원에 육박하는 경제 효과를 창출한 만큼 토트넘 또는 다른 팀에서 우승했을 경우 오타니 못지 않은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클라호마시티(미국)=장성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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