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권력자의 허망한 망상일까, 아니면 진실한 자의 진실한 고백일까.
지난달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쓴 책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가 출간됐다. 서점가 진열대에 오르기 무섭게 책을 찾는 손길이 분주해졌다. 단번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이인규 변호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책임자였다. 부제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는 도발적이다. 누가 노무현을 죽였을까.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그것의 사실 여부를 이미 마음속으로 정해 놓고 있다.
한쪽에선 “그럼 그렇지”라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고, 다른 한 편에선 “미친 놈”의 거짓말이라고 못 박았다. 두 쪽으로 갈라진 현실은 책 한 권을 놓고도 두 조각으로 똑 부러지게 나눠진다.
2009년 검찰은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고 노 전 대통령 가족의 수뢰를 의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수사를 받던 중 그해 5월23일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이 전 부장은 그해 7월 검찰을 떠났다.
이 전 부장이 책을 내게 된 것은 올해 2월부로 노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돼 ‘진실을 알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때문이라고 했다. 책에서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수뢰 혐의는 명백한 유죄였고 정당한 수사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당시 수사 기록을 들이댔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 탓이라는 주장은 뼈아프다. 문 전 대통령은 2009년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다. 그가 변호를 제대로 하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은 노무현의 주검 위에 거짓의 재단을 쌓아 대통령이 됐다”고 했다.
야권에서 들고 일어 났다. “죽은 노 대통령까지 없는 죄를 만들고 부관참시를 하려 든다.” “유검무죄 무검유죄, 만사검통의 시대가 되었다지만 궤변이 진실로 둔갑할 순 없다.” “지금 검사의 나라가 와서 자기 세상 만났다.” “사람이 하기 어려운 짓이다.” “걔 맞을 만해서 맞은 거야”라는 드라마의 대사도 등장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데이터앤리서치와 마니아타임즈가 지난 1월부터 3월 25일까지 이인규 전 부장에 대한 빅데이터 조사를 실시했다. 뉴스와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12개 채널을 대상으로 온라인 포스팅 수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이 전 부장 이름이 언급된 포스팅 수(정보량)은 1월부터 3월 25일까지 12개 채널에서 총 1천 20건이었다. 전체 정보량 1천20건을 채널별로 보면, 뉴스가 54.9%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블로그 (24.2%), 커뮤니티 (8.6%)이었다.
월별로 보면 1월에는 27건이었다가 2월에는 1건에 그쳤고 3월에 992건으로 급속도로 증가했다. 책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가 발간된다는 소식이 3월에 전해지고 책이 나오면서 여론의 관심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연관키워드로는 ‘부장’ ‘노무현’ ‘대통령’ ‘검사’ ‘사실’ ‘문재인’ ‘대한민국’ ‘검찰’ ‘대검찰청’ 등이 순위에 올랐다.
이 전 부장에 대한 긍정률은 21건으로 2.1%에 그쳤고, 부정률은 910건(89.2%)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립 89건(8.7%)이었다. 이 책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시선이 결코 곱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의 책’에서 저자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veritas vos liberabit)는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진리가 도대체 무엇일까. 이 책을 읽으면 진리를 알게 되고, 진리릍 통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일까. 무엇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까.
[전경우 월간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