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미모의 소유자는 절대 매력을 지녔을까?
아름다움이 매력의 포인트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미모가 곧 매력의 전부는 아니다.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다르고 매력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외형의 아름다움은 한순간일 수 있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해진 매력은 오래 이어진다.
당의 양귀비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는 동서양을 대표하는 절세 미녀다. 그러나 그들이 황제와 영웅을 사로잡은 비결은 미모만은 아니었다.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의 아내는 둘 다 최고 소리를 들은 미인이었다. 현종의 왕비도 천하일색이 부럽지 않았다. 물론 익숙한 것을 뛰어넘는 새로움에 반해 추악한 바람을 피운 것이겠지만 그들 모두 단지 얼굴을 보고 몸을 탐하느라 나라를 망칠 만큼 멍청하지는 않았다.
역사서 속에 떨어져 있는 조각들을 묶어보면 클레오파트라는 외적인 미를 능가하는 세련미를 지녔다. 어려서부터 총명했던 그녀는 왕실도서관에서 수많은 책을 섭렵했고 타고난 어학 재능을 바탕으로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에티오피아어, 아랍어 등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을 정도로 익혔다. 미모의 이집트 여왕에게 일차적으로 빠져든 카이사르 등은 세련된 매너와 화술로 정확하게 국제정세를 읽어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그녀의 지적 아름다움에 속절없이 빨려 들어갔다.
양귀비는 춤과 음악에 능한 예인이었다. 자신의 연주에 맞춰 돌아가는 양귀비의 야릇한 춤사위가 현종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움직였다. 속셈이 있어 며느리에게 춤을 추게 했겠지만, 낭랑한 음색과 풍성한 몸짓에 미치고 만 것이었다.
미모는 사람을 끄는 매력의 일부분이며 재능 또한 다르지 않다. 특히 클레오파트라나 양귀비의 매력은 남녀 간의 애정행각에 국한된 것으로 남대남, 여대여의 인간관계로 범위가 넓어지면 매력의 요소도 훨씬 다양해진다.
일반적으로 매력의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정의를 내리지만, 그 역시도 절대적이지는 않다. 인상, 매너, 화술, 성격, 등이 많이 적용되지만, 때에 따라 다르고 사람에 따라 다르며 여성이냐, 남성이냐에 따라 또 달라진다.
결국 매력은 자기를 얼마나 잘 만들어 가느냐의 문제이며 그 결과에 따라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되는데 매력 측면에서 보면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보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보다 생각이 아름다운 사람, 생각이 아름다운 사람보다 행동이 아름다운 사람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다.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의 꿈’에서 무모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을 입에 올리며 그런 황당무계한 사람들 덕분에 세상은 조금씩 발전하고 평온해진다고 했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고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는 것..
매력은 바로 이와 같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