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2] [이 달의 핫피플] 총선 불출마 선언한 소방관 출신 오영환 의원...수 많은 생명 구하는 '소방관'으로 돌아가고 싶다
김학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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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9 16:07
2020년 4월 10일 21대 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거대당이 됐다. 지역구 253석 중에서 3분의 2에 육박하는 163석을 얻으며 1988년 제6공화국 이후 선거 사상 처음으로 지역구로만 단독 과반을 넘겼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7석을 추가하면 합산 180석이라는 엄청난 압승을 했다. 당선 의원 면면도 다양했다. ‘영입 인재’인 소방관 출신의 오영환 의원도 이때 32세의 나이로 경기도 의정부 갑에서 당선돼 화제를 모았다.
사상 첫 소방관 출신 오 의원은 가연성 건축자재를 퇴출시킨 건축법 등 재난 안전 관련 여러 법안을 발의하는 등 소방관들의 숙원이었던 여러 입법과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참담함을 느끼며 의원의 역할에 대해 깊은 좌절을 하기도 했다.
22대 총선을 1년 앞둔 지난 4월 10일, 오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문에서 “오로지 진영논리에 기대 상대를 악마화하기 바쁜 정치 현실에 대해 책임 있는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고 개탄했다.
돌연한 그의 불출마를 둘러싸고 정치권에선 설왕설래가 오갔다. 이낙연 계열이라 어차피 공천받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랬다는 얘기도 있었고, 문희상 전 국회의장 아들에게 양보하기 위해 그랬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일설을 일축했다. ‘굉장히 모욕적인 얘기이다. 괜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회견문에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담아 솔직하고 길게 썼다.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드러내는 또 다른 단면이라 생각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민주당 원내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여당인 국민의 힘과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정책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여야는 서로 자기 길을 가는 듯한 모습만을 보여 큰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오 의원은 “독설이 때로는 국민에게 통쾌함을 선물하지만, 누군가를 악마화하고 오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서는 결코 안 된다. 선동정치는 갈등만 부추길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119 신고법, 화재피해자 지원법 제정 등 의정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1988년 경기도 동두천에서 태어나 의정부, 부산 등지에서 살았던 그는 부산 의무소방대에서 병역 복무를 했으며, 서울소방재난본부 소방공무원으로 특채돼 산악구조대원, 오토바이 구급대원, 119특수구조대 항공대원으로 근무하며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를 졸업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데이터앤리서치와 마니아타임즈가 지난 4월 1일부터 25일까지 오영환 의원에 대한 빅데이터 조사를 실시했다. 뉴스와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12개 채널을 대상으로 온라인 포스팅 수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이 의원이 언급된 포스팅 수(정보량)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 4월10일 총 1천302건으로 가장 많았다. 채널별로 보면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트위터, 인스타그램 순이었다.
연관키워드로는 의원, 선언, 국회, 더불어민주당, 정치, 소방관, 민주당, 총선, 국민, 못한다 등이 순위에 올랐다. 오 의원에 대한 긍정률은 422건으로 10%에 그쳤고, 부정률은 1,911건으로 45.3%으로 부정률이 긍정률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오 의원에 대한 순수한 불출마 의지를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 의원은 내년 4월 이후 다시 소방관이 되기 위해 공시생 준비를 하겠다고 한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12년간 소방관으로 활동한 그는 체력 등을 보강해 다시 소방관이 되면 좀 더 책임 있는 자세를 갖고 현장으로 출동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암벽 여제’로 불린 세계적인 클라이머 배우자 김자인 선수와 사이에 2살 난 딸을 두고 있는 그는 앞으로 ‘정치인’이 아닌 수많은 생명을 구한 ‘소방관 아빠’로 남기를 바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