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마니아타임즈 조기성 기자] 주식시장 침체 속 자산규모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이끄는 김병주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누르고 한국 50대 부자 순위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4월 17일 발표한 2023년 한국의 50대 자산가 순위에서 김 회장의 재산이 97억 달러(약 12조8천억원)로 1위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지난해 순위는 3위(77억 달러)였다. 올해 50대 자산가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80억 달러·10조5천500억원)이 2위에 올랐고, 3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57억 달러·7조5천200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지난해 자산이 증가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면서 "김병주 회장은 신규 투자 등으로 지난해보다 재산이 20억 달러 늘며 증가율과 금액 모두에서 가장 큰 상승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과 이 회장, 서 회장에 이어서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51억 달러) △김범수 카카오 의장(50억 달러)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49억 달러)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41억 달러) △故 김정주 넥슨 대표의 자녀 김정민∙김정연 자매(36억 달러)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34억 달러)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33억 달러) 등이 10위권에 자리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국 주식 시장 부진으로 상당수 부자의 자산 가치는 줄어들었다. 이재용 회장과 서정진 명예회장의 자산은 지난 1년간 각각 12억 달러씩 감소했다. 지난해 1위였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자산이 96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포브스는 주식시장 하락과 원화 약세(환율 상승)로 한국 50대 부자의 총자산이 지난해 1300억 달러(171조5천870억원)에서 올해 1060억 달러(139조9천억원)로 18%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병주 회장은 포브스가 2023년 글로벌 자산가를 산업별로 구분한 순위 중 ‘사모펀드 운용사(PE)’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김 회장이 2005년 공동 설립한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지분 13%를 미국 다이얼캐피털에 약 10억 달러에 매각하며 전체 순지분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아시아 최대는 물론 세계 5대 사모펀드 반열에 오르는 규모다.
MBK파트너스는 운용규모가 260억달러에 이르며, 국민연금을 포함해 전 세계 연기금 150곳 이상으로부터 출자 받고있다. 2005년부터 한국과 중국, 일본 동북아시아 3개국의 64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해당 기업들의 총매출 규모는 500억달러 이상이다.
특히 김 회장이 매년 3월 말 국민연금,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국내외 200여 개 기관투자가(LP)에 보내는 ‘연례 서한’(annual letter)은 동북아 인수합병(M&A)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올해 연례서한에서 김 회장은 2021년과 2022년 각 40억달러, 39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투자 분위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메디트 ▲오스템임플란트 ▲넥스플렉스 등 빅딜에 잇따라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 여건이 급격히 나빠졌음에도 29억달러 규모의 투자 회수도 단행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 그림자가 걷힌 올해가 ‘투자의 황금창’이 열린 시기로 봤다. 그는 “2023년이 시작되면서 세계 경제는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평준화되고 있으며 주요 중앙은행은 통화 긴축의 끝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회장은 “한·중·일 동북아시아 3개국의 거시경제학적 펀더멘탈은 탄탄하고 질적인 성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에 투자하는 아시아 PE 업계 역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 회장은 기부 등 자선 활동에도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은 문화예술과 교육 부문에 집중해 선한 영향력을 주는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 1000만달러를 기부했다. 해당 기부금은 모던‧컨템포러리 전시관인 모던 윙(Modern Wing)의 레노베이션을 위해 사용된다. 김 회장은 미국 뉴욕 카네기홀과 뉴욕 퍼블릭 라이브러리의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김 회장은 2021년에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재울중앙근린공원 인근에 들어설 시립도서관 건립을 위해 300억원을 사재 출연하기도 했다. 서울시 역사상 개인 최대 규모 기부인 데다, 시립도서관 설립을 위한 기부는 처음이다. 이 도서관은 기부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서울시립 김병주도서관’으로 명명된다. 지난해 국제공모전을 통해 당선작이 선정됐으며, 현재는 설계에 착수해 오는 2027년 2월 완공될 예정이다.
2007년에는 김 회장 개인이 ‘MBK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장학생에게 대학교 4년 학자금 전액을 지원 활동을 16년째 계속하고 있다. MBK 장학재단이 배출한 장학생들은 올해까지 총 170명에 이른다.
아울러 김 회장은 2010년 자신이 졸업한 미국 하버포드 대학의 기숙사 건립에도 전액 기부했으며, 또 다른 모교인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의 이사회 멤버기도 하다.
마니아타임즈가 데이터앤리서치를 통해 김병주 회장과 관련된 온라인 포스팅 수(정보량=관심도)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2023년 3월 26일부터 2023년 4월 26일까지 1달간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지식인, 기업/단체, 정부/공공기관 등 12개 채널을 대상으로 했다.
김병주 회장에 대한 1달간 총정보량은 513건이었으며, 그중 4월 18일과 19일 양일간 관심도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가 17일(현지 시각) 김병주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누르고 부자 순위 1위에 올랐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이목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김병주 회장과 관련된 단어로는 이재용, 김범수, 정몽구, 서정주 등 50대 부자들에 관한 이름이 언급됐고, 포브스, 파트너스, 최고비전책임자 등에 관한 내용이 많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성 월간마니아타임즈 기자 ok760828@mania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