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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4] 조국 출마설에 민주당은 '당혹' 국힘은 '대환영'... 무소속·신당 출마 가능성도 거론

조기성 기자 | 2023-12-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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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니아타임즈 조기성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제기되는 상황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6월 10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문재인 대통령님을 오랜만에 찾아뵙고 평산책방에서 책방지기로 잠시 봉사한 후 독주를 나누고 귀경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과 함께 평산마을을 걷고 평산책방에서 앞치마를 두른 채 계산대에 선 사진, 함께 술잔을 부딪치는 사진 등을 올렸다.

조 전 장관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난 뒤 "저는 대학교수로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 활동을 벌였고, 2015년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으로 임명돼 당시 문재인 대표의 당 혁신 작업을 도왔다"며 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국정원, 검찰, 기무사 등 권력기관 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며 "격무로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검찰개혁의 과제를 부여받고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지만 저와 가족에게는 무간지옥의 시련이 닥쳐 지금까지 진행 중"이라면서 "과오와 허물을 자성하고 자책하며 인고하고 감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조 전 장관의 정치 행보가 총선에서 대형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출마설, 신당 창당설까지 나오고 있는데 다 설(說) 아니냐"며 "조 전 장관이 지금 강연도 하고 아는 지인들 방문도 하고 하는 것은 과거 대학교수 때도 많이 하셨던 일들이다. 그 분의 일상적인 일과"라고 일축했다.

정 의원은 "조 전 장관도 여러 가지 고민이 있을 거 아니겠느냐"라면서도 "다만 본인이 지금 서울대 징계 문제도 이의신청을 하고 또 행정소송에 가야 되지 않겠나? 또 본인의 형사재판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집중을 더 하셔야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조 전 장관의 정치 도전에 부정적 태도를 피력했다.

정 의원은 이어 "그래야 어쨌든 그게 명예회복이 되는 거 아니겠나. 무죄 주장을 하고 계시니까"라며 "거기에 집중하셔야 될 것"이라고 재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본인이 명예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며 "그런 면에서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할지 굉장히 고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내 비명계 대표 '스피커'인 조응천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 총선 출마설에 대해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요즘은 많이 희화화가 됐지만, 국회법에 보면 (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해서 국민의 자유와 복리를 위해서 모든 걸 바쳐야 하는 자리"라며 "개인의 한을 푸는, 개인의 신원을 위한 자리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조 의원은 "만약에 조 전 장관이 출마를 하게 되면 (총선이) 현 정부 심판 구도에서 '공정', '박탈', '배신감' 이런 쪽으로 구도가 치환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공정이 화두가 되고, 그리고 '금수저', '박탈' 이런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 의원은 라디오 진행자가 '그런 부분들이 총선에 좀 불리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재질문하자 "'(불리)할 수가 있다'가 아니고 무조건 불리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조 전 장관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라 마지않는 일이다. 출마하라고 새벽 기도 다니고 싶다"며 대놓고 환영했다. 반면 민주당은 신중하다. 오히려 "민주당에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다면 출마를 접으라"(조응천 의원)는 반대 의견이 상당하다.

국민의힘에선 조 전 장관이 정권 탈환의 시발점이 된 인물이라고 평한다. 지난 2019년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이 돌아서는 결정적 계기가 됐고,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은 대중적 지지를 얻으며 정치 입문과 정권 교체까지 이뤄냈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는 그 당사자가 사각의 링 위에 직접 올라오겠다는 것으로,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수 있는 커다란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공세로 지난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면서 이를 민주당과 연결 짓는다면 내년 총선 승리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의 생각이다. 장예찬 최고위원의 "민주당이 제 발로 다시 조국의 강에 빠지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다. 대환영이다"라는 말에서 여당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한편, 정치권에선 만약 조 전 장관이 총선 출마를 결정한다면 험지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에선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또는 민주당이 열세인 부산 등이 거론된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조 전 장관도 지금 본인과 당의 상황이 어떤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어떤 선택이든 당의 총선 승리와 이어지는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24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민주당 안팎에 산재한 악재에 비하면 조 전 장관의 출마는 당이 흔들릴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는 평가를 내렸다.

조 전 장관이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할지, 무소속 또는 신당 창당 등 독자노선을 걸을 것인지를 두고 이 의원은 “민주당에서 선뜻 공천을 줄지 안 줄지에 대해 당내 여러 파열음이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민주당으로 출마하는 것보다는 무소속이나 신당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독자 행보에 보다 무게를 뒀다.

이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출마할 지역구와 관련해 “소위 야당의 본거지는 지역적으로 광주·전남이지 않은가. 조 전 장관이 영남 출신이어서 (광주에 출마한다면) 그런 정치적 상징성이 있을 것”이라며 “조 전 장관에 대한 일정한 지지자들이 있다. 그런 분들이 광주 쪽에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되니까 가능성이 있다”라고 예측했다.

조기성 월간마니아타임즈 기자 ok760828@mania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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