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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3] 김도영 박사의 '한 단어' 칼럼-노포(老鋪)
국내외로 출장이나 여행을 가면 그 곳의 ‘노포(老舗)’를 찾는다. 노포는 대를 이어 내려온 전통적인 점포나 기업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전통이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천 년 이상이 된다. 일본어로 ‘시니세(老舗.仕似せ)’, 중국에선 ‘라오디엔(老店)’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의 ‘노포’는 1990년대 일본에서 가져왔다. 우리나라는 전쟁 등으로 가게를 오래 한 사례가 드물어 걸맞은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 마다 좋아하는 노포들이 다르고, 이유도 다 다를 것이다. 필자도 가장 좋아하는 노포는 서울의 ‘우래옥(又來屋)’이다.우래옥은 평양냉면집으로, 1946년 개업해 올해 77돌 된 노포다. 1.4후퇴 때 월남한 이북 출신의 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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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2] [특파원 통신] '신(sin) 시티'에서 '스포츠 메카'로...라스베이거스에 스포츠 팀들이 몰린다, 왜?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는 '신(sin) 시티'로 불린다. 부도덕하거나 죄악으로 보일 수 있는 수많은 성인 명소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도시 중 하나인 이유다. 24시간 운영되는 카지노에서는 도박을 하기 위해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범죄자들이 만든 도시답게 라스베이거스는 20세기 말까지 섬뜩한 범죄들로 가득 찬 도시로 악명이 높았다. 이에 시 관리들이 도시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표는 '신 시티' 이미지를 버리고 더 많은 가족들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고 싶어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라스베이거스를 스포츠 메카로 변모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됐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라스베이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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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2] [특별 인문학 기행] 참 신앙 선택한 김대건 신부..."나를 향해 쏴라"던 휴머니스트 체게바라 죽음 연상돼
서강대 ROTC 총동문회(회장 천철기. 27기)는 지난 4월22일 토요일, 동문 및 가족 107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3 봄, 총 동문 안성 역사문화유적지 탐방' 행사를 가졌다. 경기고, 서강대 영문과 출신으로 ROTC 12기인 신기섭 시인이 인문학을 바탕으로 쓴 탐방 후기를 소개한다. 신 시인은 현대건설 해외사업 부분에서 오랫동안 일하다가 문단에 등단했다. [편집자 주]러시아 주재 외교관과 캠프리지대교수를 역임한 영국 역사학자 E.H.Carr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 정의하였습니다. 26기 차휘석 회장으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은 27기 천철기 회장 집행부가 혼연일체 되어 안성이 고향인 17기 홍석범(신한은행 지점장 역임) 안내로 3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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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2] 권혁재의 '핸드폰에 담는 우리꽃 100' -광릉 요강꽃
우리 산 들꽃 중에서 가장 귀한 꽃을 꼽으라면 단연 광릉요강꽃입니다.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될 정도니까요.몇 해 전 조영학 작가가 어느 산에서 광릉요강꽃을 발견하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답니다. "전생에 무슨 복이 많아서 이리 내 앞에 나타났을꼬" 하면서요.이 광릉요강꽃을 만나려 강원도 화천 비수구미로 달렸습니다. 어느 누가 증식에 성공하여 보존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더구나 1000여촉 광릉요강꽃이 피어 있다고 했습니다.가서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말문이 막혔습니다. 일제히 꽃을 피운 광릉요강꽃이 숲에 든 햇살 아래 어른거리고 있었습니다.철책으로 막아 사람과 짐승이 접근을 못 하게끔 보존되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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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1] [특파원 뉴스] 오타니와 손흥민, 조던의 ‘슈퍼스타 경제학’ 넘을까?
방탄소년단(BTS), 마이클 조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손흥민(토트넘)의 공통점은 ‘걸어다니는 기업’이다. 어떤 사실이나 캐릭터성, 성향이 그 인물을 대표할만큼 엄청나서 그가 움직일 때마다 그 사실이 부각될 정도로 대표성을 갖게 될 때 붙이는 말이다. 미국 CNBC는 BTS의 경우, 10년간 한국 경제에 약 37조 원 이상의 가치를 가져다 줄 것으로 추측했다. 조던의 현재 순자산은 22억 달러(약 2조8500억 원)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인으로 알려져 있다. 오타니는 급여만 향후 10년간 매년 6천만 달러(약 780억 원)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총 6억 달러(약 7800억 원)인 셈이다.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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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1]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이야기 3] 왜 컨트리클럽이라고 말할까?
골프장 이름에는 ‘컨트리 클럽(country club)'이라는 말이 붙어 있었다.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도시에서 좀 벗어난 곳에 있어서 처음에는 ’시골‘이라는 의미의 ’컨트리‘와 모임을 뜻하는 ’클럽‘의 합성어쯤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골프를 좀 알면서 컨트리 클럽이라는 의미는 알고 있던 것보다는 좀 더 깊은 내막이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 ‘시골 동호회’ 정도로 알았던 ‘컨트리 클럽’은 산업화와 깊은 연관이 있는 말이었다. 19세기 말 영국과 미국에서 산업화는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대세였다. 당시 사람들의 삶은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다. 인상주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대표적인 그림 ‘풀밭위의 식사’는 야외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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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1] [권혁재의 '핸드폰에 담는 우리 꽃 100'] 물매화
물매화를 아십니까.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야생화일 겁니다" 평창에서 물매화 사진을 찍고 있는 제게 조영학 작가가 한 말입니다. 실제 보면 가히 그러합니다.게다가 사진을 찍어보면 더 실감합니다. 가물가물 보일 듯 말 듯 한 그 무엇을 사진으로 찍어 확대한 순간 숨이 멎습니다. 꿀 구슬을 주렁주렁 단 수술, 마치 여왕의 왕관처럼 보입니다.조영학 작가의 설명을 듣고 꽃을 보면 더 놀랍습니다."가운데에 립스틱을 바른 입술처럼 붉은 게 몇 개 있죠? 이게 수술인데 평창 물매화의 특징입니다. 이 붉은 수술 때문에 '립스틱 물매화','연지 물매화'라 부릅니다. 사실 물매화가 제주도, 소백산 등 여기저기 많습니다. 멸종위기종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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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1] 이달의 화가-폭포 서양화가 후암 김순옥(예술학박사)
이과수 폭포거질게 쏟아 내리는 물줄기하얀 물보라 일으키며손짓하는 무지개 따라어느 덧 내 영혼과 하나 되어 버렸다.자연의 오묘함 속한 존재로 남은 내 흔적마저이과수폭포는 그렇게 나를 안고 가버린다.흘러, 흘러 세상 끝까지희망을 전하자 너와 함께-글 김순옥폭포는 어느 날 삶의 원천이 되었다. 폭포가 아니었다면 그의 삶은 척박한 파라과이에서 메말라 버렸을지도 모른다. “이과수폭포를 보았죠. 충격이고 감동이었습니다. 그냥 빠져들었습니다. 그 기운은 말로도 글로도 표현 할 길이 없었습니다. 배를 타고 아마존 강을 수십 번 거슬러 올라갔고 다양한 각도에서 숱하게 폭포를 그렸지만, 내 작품은 신의 창작을 모방한 것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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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1] [컬처 앤 피플] "퍼큐~~!“ 자본주의와 상업 예술에 ‘엿 먹인’ 자유로운 영혼
서울에서 만나는 '케빈 웬달'의 기이하고도 신비로운 얼굴들 “예술은 강박이고, 해야만 하는 일이며, 숨 쉬는 것과 같다." 뉴욕 전역이 그의 캔버스였다. 그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마약 중독으로 10년 동안 감옥에 있었다. 지옥 같은 수감생활 중 예술이 자유를 위한 유일한 통로였다. 케빈 웬달(Kevin Wendall, 1956-2010)의 이야기다. FA-Q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그의 삶과 작품을 한 번 만나 보시라. 이런 삶도 있구나 싶어지고, 이런 그림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재미나다. ‘Kevin Wendall : FA-Q EXIT’(케빈웬달 : 파큐-엑시트)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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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1] 아름다운 사람- BTS 리더 RM
단언컨대 최고의 인터뷰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이라도 그토록 완벽하고 현명하게 대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인터뷰는 악의적인 기획 인터뷰였다. 흠집을 내기위한 나쁜 질문 투성이였다. 물은 대로 대답하면 ‘그럴 줄 알았다’고 쓸 것이고 발끈해서 심하게 부정하면 ‘그러니까 그렇지’ 하면서 또 어깃장을 놓았을 터였다. ‘우문현답’. BTS의 리더 RM은 현명했고 그 바람에 스페인 1등 매체 엘 파이스(El Pais)의 기자는 바보가 되어 버렸다. 지독한 공세를 가볍게 피하면서 카운터를 날린 RM은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중남미를 비롯 전 세계인으로부터 대중문화의 스타가 아니라 뛰어난 외교관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 ‘K-’ 수식어가